"살 빼려다 건강 버린다"…위고비·마운자로 부작용 '경고등'
오남용 시 생리 중단·근감소성 비만 초래 가능
2026-06-09 13:29:43 2026-06-09 14:34:2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국내 출시 이후 이른바 '기적의 다이어트 약'으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치료제에 대해 규제당국이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약의 효능을 앞세운 무분별한 처방과 남용이 본래 취지를 왜곡시켜 오히려 환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도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라며 오남용 시 따라올 부작용을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비만치료제, 과다 사용 시 부작용 유발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비만치료제 오남용 시 생리 중단과 근감소성 비만 등이 뒤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젊은 여성들이 과도하게 지방을 줄이려고 하면서 비만약 오남용이 일어난다"라며 "갑자기 살을 빼면 생리가 중단되는 등 생식 기능 문제가 생기고 근육이 많이 빠지게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이사장은 근감소성 비만 위험성도 우려했습니다. 그는 "젊은 여성이 비만약으로 살을 많이 빼고 나서 결혼 후 아기를 낳는 등 이유로 다시 갑자기 살이 찔 수 있는데 사크로페닉 오비시티(Sarcopenic Obesity, 근감소성 비만), 즉 근육이 약한 상태에서 지방량만 급격히 늘어버리는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라며 "이 경우 대사가 매우 나빠지고 취약해진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비만은 겉으로는 별로 비만처럼 안 보여도 체지방량이 많은 양상"이라며 "당뇨병 등 유병률은 서양인에 비해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이 밖에 GLP-1 계열 비만약의 과량 투여 증상으로는 중증 오심(구토할 것 같은 느낌)·구토·저혈당증, 탈수를 유발할 수 있는 위장관 장애 등이 있습니다. 또 과량 여부를 떠나 임상실험에서는 △담석증 △모발 손실 △두통 △어지러움 △저혈당증 △피로 등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김상현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군에서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 발생률이 다소 높게 보고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약물 자체가 직접적으로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간접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약물 영향과 감소한 식사량은 체중을 급격히 감소시켜 담즙을 다량 분비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담낭 운동을 둔화시켜 담즙이 원활하게 나가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답즙 내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뭉쳐 담석이 형성되고 이 담석이 담낭을 빠져나와 췌장과 연결된 췌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췌장액이 역류하면서 담석성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김 교수는 "비만치료제 사용 중 극심한 복통이 있다면 급성 췌장염의 가능성을 주의하고, 체중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때는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 용량 조절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혁신 신약 불구, 국가 관리 방안도 고려해야
 
이미 GLP-1 계열 비만약 이전부터 자리 잡은 기존 마약류(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오남용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둘러싸고 형성된 오남용 사례가 GLP-1으로 옮겨 갈 우려가 있는 겁니다. 식약처는 지난 1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처방량 상위 등 의료기관 50곳을 점검해 오남용이 의심되는 37곳을 수사 의뢰한 바 있습니다. 적발 사례 중 의사 A씨는 환자 체질량지수(BMI)가 식욕억제제 안전 사용 기준 30에 모자란 23.9였는데도, 약 1년간 펜터민을 총 2548개 처방했습니다. 다른 의사 B씨 역시 몸무게와 BMI 기록 부재 등 비만치료 목적 처방 근거가 부족했는데도, 1년가량 펜터민을 1890개 처방해 줬습니다. 펜터민 37.5㎎ 권장량은 하루 최대 1정이지만, A씨와 B씨의 하루 평균 처방량은 각각 7개와 5.2개였습니다.
 
이에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약의 오남용을 제도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고비(세마글루티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인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 함유 제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한 의원 출입문 앞에 놓인 비만 환자 유치를 위한 광고 문구. (사진=뉴스토마토)
 
물론 비만치료제는 혁신 신약으로써, 고도 비만 등 사용 대상자가 적정량을 준수해 복약하면 매우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적절하게 잘 사용하면 매우 이득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만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통한 관리도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한 방편이라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국가에서 비만약 오남용 관리를 하고 싶어도, 현재는 비급여인 관계로 마구 처방되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약을 가져가는지 알 수가 없고, 추적도 안 된다"며 "관리를 위해 비만약의 급여 적용은 오남용 감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