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CJ제일제당, 제2 슈완스 발굴 시동…승계 구도 힘 실리나
식품사업부문 글로벌 M&A·브랜드 전략 인력 채용
슈완스 효과 멈춘 매출…3년째 30조원대 제자리
이선호 실장 제2 슈완스 발굴로 돌파구 마련 관심
2025-09-18 06:00:00 2025-09-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6일 15: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략과 딜을 담당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등 해외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6년 만에 지주사로 복귀한 이선호 실장이 경영 리더로서 그룹 신사업 전략을 총괄하게 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로 향후 성과가 그룹 전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실장이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제2의 슈완스' 발굴 및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그룹 승계 구도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CJ)
 
글로벌 투자 확대하는 CJ제일제당…'제2의 슈완스' 찾을까
 
16일 재계와 내부 취재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부문 글로벌 M&A와 브랜드 전략 인력 채용에 공을 들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CJ제일제당 M&A팀은 식품사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국가별 투자 검토를 집중적으로 전담하는 조직이다. 이번 인력은 해외 투자와 전략을 담당할 크로스보더(Cross-Border) 전담 인재를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2019년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 인수 이후 미국과 유럽의 중견 식품기업, 아시아 현지 생산거점을 대상으로 한 대형 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다만 CJ제일제당 측은 <IB토마토>에 “M&A팀 경력 채용은 인원 보강 차원에서 상시적으로 진행되는 공고”라며 “구체적으로 글로벌 딜을 준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대형 M&A 가능성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은 식품 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슈완스 인수 이후 몸집을 키운 CJ제일제당은 최근 3년간 성장 정체의 늪에 빠져 있다.
 
 
 
슈완스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2022년 CJ제일제당은 연매출 30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동안 제자리 걸음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1조6647억원, 2023년 1조2916억원, 지난해 1조5530억원에 머물렀고, 순이익은 오히려 이 기간동안 8027억원에서 3618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14조4456억원으로 전년동기(14조454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3531억원으로 7.9% 줄었다. 국내 식품은 소비 위축과 원가 부담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해외 식품 역시 미국 디저트 생산 차질과 소비 침체로 성장세가 제한된 탓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시장 매출 정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글로벌 식품 부문에서 새로운 매출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선호 실장이 그룹의 중장기 미래 전략을 진두지휘하면서 ‘제2의 슈완스’를 모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선호 실장이 지주사 미래기획실로 복귀한 시점에 맞춰 제일제당의 대형 M&A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투자 성과 입증 vs 체질 개선…미래기획실 이끌게 된 이선호 실장 선택은
 
그룹 차원에서도 CJ제일제당 정상화는 승계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을 필두로 한 식품 부문은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아버지인 이재현 회장이 제일제당에서의 성과와 실적 반등을 기반으로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며 회장직에 오른 만큼 이선호 실장 역시 모태 사업에서 성과를 입증해야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IB토마토>에 “CJ의 순자산가치(NAV)에서 CJ제일제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수준으로, 그룹 지배구조 안정성에 직결된다”며 “승계를 앞둔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의 실적 개선 여부는 이선호 실장의 입지 강화와 맞물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CJ그룹은 2022년 이전까지 전사적인 중장기 전략에 기반하여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주요 산업의 업황 둔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내부 구조 개선 필요성 대두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투자지출을 관리기조로 전환 중이다. 이에 따라 2022년 1조4430억원에 달했던 자본적지출(CAPEX)은 지난해 1조원으로 30.63% 감소했다.
 
투자 재원 여력은 녹록지 않다. 올 상반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2623억원,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약 1조6000억원 수준이지만 순차입금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비율은 지난해 말 79.6%에서 올 상반기 88%로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김경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IB토마토>에 “CJ제일제당은 식품 부문의 해외 생산공장 증설과 바이오 R&D 투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강화 등 다방면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투자성과가 부진할 경우 자금유출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실질적인 만기 또는 정산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재무부담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어, 투자성과 가시화 여부, 영업실적 추이, 차환 가능성, 비차입구조 자금조달 규모 증감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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