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장동혁…윤핵관까지 '면전 비판'
지방선거 앞두고 당내 위기감 확산
'친윤' 인사도 '윤석열과 절연' 강조
장동혁 대표 향한 전방위적 압박↑
2025-12-07 17:10:33 2025-12-08 02:33:13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취임 100일을 넘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장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우파 연대론과 단일대오를 천명했지만,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당내 의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공개 비판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원조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도 장 대표 면전에서 비판의 말을 쏟아내며 파열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 참석하며 윤한홍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메시지로 갈라진 국힘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과 함께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당시 사실상 '계몽령'에 가까운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당내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처음에는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장 대표에 대한 비판을 내놨지만, 곧 중진 의원까지 나서 장 대표의 행보를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재창당, 지도부 교체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원조 '친윤' 인사로 알려진 윤한홍 의원(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은 지난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윤 의원은 이날 장 대표 면전에서 "우리 자신들이 더 비판할 자격을 갖추자"며 "그렇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라고 직격했습니다. '친윤' 인사 중 처음 윤석열씨와 단절을 언급했는데요. 심지어 이재명정부에 대한 비판을 내놓는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어 그는 "'국정 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다' 이런 얘기를 더 이상 하면 안 된다"며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도 만만하지 않다. 당의 지지율도 과락 수준에서 변동이 없다. 왜 그렇겠는가. 우리가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국민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에 대해 "어이없는 계엄이자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장 대표의 강성 행보가 황교안 전 총리이자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때 윤핵관으로 불렸던 윤 의원의 토로는 내부고발이기에 힘이 있다"며 "목적지와 반대로 달리는 기차의 기관사에게 '더 빨리'를 재촉하는 장동혁은 황교안과 손잡고 한동훈과 싸우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장동혁, 황교안은 이재명에게 유리한 일들만 골라서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집단행동도 예고된 상황이라 일부 의원들이 갈라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최형두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과거 바른미래당을 만들어서 해봤지만, 통합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탈당) 가긴 어려울 것 같다"며 "장 대표가 과거 계엄 해제에도 앞장섰던 인물이기에 헌법의 원칙에 충실하단 것을 단호하게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도부 수습에도…일부 재창당 거론도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자 지도부가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장 대표는 이날 중진 의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노선 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에 이번 주에도 의원들과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해졌습니다. 또 8일에는 의원총회도 예정돼 있어 다양한 당내 분위기를 청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초 장 대표도 연말까지 강성 지지층을 견고하게 다지고, 내년 초부터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고 알려졌는데요. 내부 의원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노선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변화 조짐이 없다면 거취 문제까지 압박할 가능성도 점차 거론되고 있는데요. 일부 의원은 물론 방송에 다수 출연하는 보수 패널 등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권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중도는 없고 강성 보수만 결집하면 나머지는 따라오게 돼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내일 투표하면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의원이 언급한 '악몽'은 문재인정부 초기에 치른 지방선거로 당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두 곳을 제외하고 모두 '참패'를 했던 때입니다. 
 
그러면서 지도부 교체도 언급했는데요. 권 의원은 "(지도부 교체 목소리가) 머지않았다"며 "수도권 후보들이 이 노선으로, 장 대표 간판으로 선거 못 치른다고 하면 지도부 교체는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초·재선 의원들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장 대표의 메시지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 대표가 그동안 말했던 강성의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지금 와서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는다고 해도 중도 확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호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20% 박스권에 갇힌 것은 강성 지지층만 봤기 때문이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 한다는 바람이 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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