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홀딩스(001230)가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이어가려면 핵심 관계사
동국제강(460860)의 배당 여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홀딩스는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올해 중간배당 규모를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동국제강이 순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을 방어했고, 그 결과 모회사 배당 재원 역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재매입 등 대규모 차입이 예정돼 있어 향후 자산 매입에 따른 현금성 자산 지출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그룹 내 핵심 배당 재원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동국홀딩스)
주력 사업 침체에도 배당규모 유지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2025년 중간배당금으로 1주당 100원을 책정했다. 시가배당률은 1.2%이며 총 31억원이 중간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올해 중간 배당금은 지난해 중간배당금과 동일하다. 다만, 순이익이 줄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배당금 부담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동국홀딩스 순이익(158억원)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로 직전연도 1분기(17.6%)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동국홀딩스는 지난 2023년 지주사 체제 개편을 계기로 배당 등 주주환원 방향성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이에 올해부터 2027년까지 동국홀딩스는 1주당 최소 300원 이상의 배당금(연간 배당금 기준)을 지급한다. 따라서 동국홀딩스는 배당 시 최소 93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책정해야 한다.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3년간 안정적으로 지급하려면 배당 수익이 뒷받침돼야 한다. 동국홀딩스 영업수익(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동국제강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지난해 기준 동국홀딩스 총매출(403억원)에서 동국제강 배당금(150억원)의 비중은 37.2%에 달했다. 동국제강 배당금의 변동이 동국홀딩스 매출뿐 아니라 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2분기 적자로 전환한 동국씨엠의 경우 경영관리 차원에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산 컬러강판이 시장을 잠식한 탓에 업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 후 정상화 과정에서 다양한 재무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현금성 자산 소요가 나타나고 있어 배당 여력이 줄었다.
다만, 동국제강 역시 향후 수익성 전망이 불확실하다. 동국제강의 핵심 사업인 철근 사업은 건설 산업 침체에 수요가 붕괴되며 수익성이 급감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동국제강 등 주요 철근사가 생산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둬 가격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동국제강은 순이익이 급감했지만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선방해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배당 원천 유지 관건
동국제강은 올해 중간배당금으로 99억원을 책정했다. 1주당 배당금은 200원으로 지난해 중간배당 규모(1주당 300원) 대비 3분의 2 수준이다. 철강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매년 1주당 최소 400원 이상 배당하기로 확정했다. 동국홀딩스가 보유한 동국제강 지분율을(약 34%) 반영하면 매년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으로부터 최소 68억원 수준의 배당 수익을 얻는다.
다만, 배당 규모는 동국제강의 현금성 자산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페럼타워 매입 등 대규모 현금성 자산 지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페럼타워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6450억원으로 동국제강 현금 및 현금성 자산(상반기 기준 5206억원)을 뛰어넘는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를 매입하더라도 배당정책은 기존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향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이 동국제강 배당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순이익 감소 폭에 비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감소율이 적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동국제강의 EBITDA는 622억으로 지난해 상반기(745억원) 대비 16.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순이익은 올해 1분기 누적 기준 1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23억원)보다 78%가량 줄었다.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 순이익에 비해 변동성이 적은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에 실제 현금 창출력 감소폭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 중국산 후판 반덤핑 과세 부과에 따른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올해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시장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던 중국산 후판 가격이 높아지면서 수입량이 줄며 국산 후판 판매량이 늘고 있다. 게다가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 개선 여지가 높아졌다.
동국홀딩스 측은 향후 안정적인 배당 재원 확보에 대해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동국제강그룹 기업 분할 전부터 알렸던 것처럼 안정적인 배당 정책을 추구하며, 철강 업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향후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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