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교황이 참석하는 세계청년대회(WYD)가 오는 2027년 8월 서울에서 열립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세계 청년들의 신앙 축제로, 교황과 청년들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최대 100만명의 청년들이 모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WYD가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대규모 국제 행사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이에 ‘잼버리 악몽’이 재현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협력과 지원도 필요합니다. <뉴스토마토>는 필리핀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의미를 짚고 2년여 남은 행사 진행 상황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는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여 신앙을 나누고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국제 행사입니다. 국제연합(UN)은 1979년 12월 오늘날 청년들의 상황과 그들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1985년을 ‘국제 청소년의 해’로 정했고, 이에 발맞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같은 해 ‘세계 청년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황청이 주재하는 WYD는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처음 열린 이래, 세계 청년 수십만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 행사로 자리매김하며 3~4년에 한 번씩 개최되고 있습니다.
‘2027 서울 WYD’는 지난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프란체스코 1세 교황이 차기 개최지를 대한민국 서울로 발표하며 결정됐습니다. 최근 레오 14세 교황이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젊은이의 희년’ 미사를 통해 서울 WYD 일정을 2027년 8월3~8일로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대회 일정도 확정됐습니다. WYD는 본회의에 앞서 각 지역 교구대회가 열리는데, 교구대회는 본대회를 개최하는 서울대교구를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에서 2027년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열릴 계획입니다.
이번 대회는 지난 1995년 필리핀 마닐라 이후 아시아에서 열리는 두 번째 WYD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면 13년 만에 교황 방한도 성사됩니다.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서울 WYD와 교황 방한을 계기로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경색된 남북 관계가 다시 풀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해 7월2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발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를 위원장으로 한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7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약 20~30만명은 외국인 참가자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장 최근 대회인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 대회에는 약 150만명이 참석했습니다. 역대 참여 규모를 보면 1995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가 약 40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장 적게 모인 대회는 2008년 호주 시드니 대회로 약 40만명이 참여했습니다. 한국은 다종교 국가임에도 최근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몰릴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진행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경제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대회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유발효과가 11조3698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5908억원, 고용유발효과 2만472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KDI 연구진은 경제적 효과를 사업비 투입 효과와 직접 효과, 간접 효과로 나누어 3단계에 걸쳐 분석했습니다.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 외에도 추가 관광 수요 유발, 국가와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 사회 갈등 비용 저감 등의 중장기적인 간접 효과까지 추산한 겁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 대회는 11조3698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회 개최 기간 동안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소비와 생산 증가를 반영했습니다. 연구진은 사업비 투입 효과로 2조3375억원, 추가 수요 유발에 따른 직접 효과로 1조7916억원, 중장기적인 간접 효과로 7조2407억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관광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부가가치 창출 규모인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조5908억원으로 관측됐습니다. 이런 경제적 효과는 지역 상권의 활성화뿐 아니라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고용유발효과는 대회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수로 2만4725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일자리는 호텔과 음식, 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출될 수 있고, 해당 산업의 회복과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프란치스코 1세 교황이 지난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두아르두 7세 공원에서 각국 청년들의 환영을 받으며 세계청년대회(WYD)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WYD 조직위도 외국인 참가자들이 각 지역 교구를 방문해 홈스테이와 관광, 문화유산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등의 지역에서도 ‘세계청년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대회 참여자들에게 풍부한 문화 체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K-문화 콘텐츠를 알리고 지역 관광지와 문화 행사를 활성화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실제 조직위는 역대 WYD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직위 추정치에 따르면, 2023년 리스본 대회는 생산유발효과 1조1961억원과 부가가치유발효과 6061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2013년 리오 대회는 1조45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대회 참가자들의 숙박과 음식, 교통 등 지출 규모가 5060억원에 달했고, 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5390억원 규모로 추정됐습니다. 2011년 마드리드 대회 땐 2309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됐고, 직접 고용 3000여명을 포함해 고용유발효과도 1만명에 달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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