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95분 정상회담…한·중 관계 복원 '청사진'(종합)
한반도 평화에 '소통' 공감대…'원-위안' 통화 스와프
한한령 해제까진 도달 못해…"실무 협의 진전 보여"
2025-11-01 20:52:53 2025-11-01 20:52:53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주=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을 선언했습니다. 이날 양국은 경제·사회 분야에서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공통의 뜻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배제라는 이 대통령의 선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승인' 등의 문제가 양국 관계 악화로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같은 색 타이 멘 한·중 정상…MOU 7건 채택
 
이 대통령은 1일 오후 APEC 정상회의 폐회식을 마친 뒤 경주박물관에서 시 주석을 맞이했습니다. 시 주석은 박물관 입구에서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호위 속에 입장한 뒤 방명록에 서명했는데, 양국 정상의 넥타이가 남색과 파란색으로 유사한 색깔을 보여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본비자 바둑판,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이 모두 바둑을 좋아한다는 점과, 11년 전 시 주석 방한 때 우리 측이 바둑알을 선물했다는 점을 고려해 준비됐다"며 "당시 선물했던 바둑돌을 놓을 수 있는 최고급 비자나무 원목으로 만든 바둑판 위에 한중 양국의 인연이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당초 예상보다 긴 약 95분 간 이어졌습니다. 두 정상은 모두발언을 통해 '호혜적 협력 관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를 강조했는데요.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하여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호응했습니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의 핵심은 '관계 복원'입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외교를 통해 한중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공개했습니다.
 
위 실장은 "지금까지 한중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내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국권피탈 시기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왔던 한중 공동의 역사적 경험과 양국 모두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호혜적 협력의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MOU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MOU △서비스 무역 교류 협력 강화 MOU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 검역 요건 MOU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 △원-위안 통화 스와프 계약서 MOU 등을 체결했습니다. 
  
양국 중앙은행은 5년 만기 70조원(4000억 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양국 금융·외환시장의 안정과 교역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캄보디아 사태로 보이스피싱과 스캠(사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에도 공조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자택일 압박 피해…이 대통령 방중 요청
 
미·중 패권 전쟁에 따른 중국의 '양자택일' 압박도 예상됐지만, 이번 회담에서 관련 논의는 없었습니다. 위 실장은 중국의 압박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양국의 민생경제 협력이 '한한령'의 해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요. 위 실장은 한한령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해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고, 실무 논의를 통해 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주=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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