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사업 수술 예고…"집값 안정" VS "전·월세 불안"
제도 손질 시사에 전문가 반응 엇갈려
시장 혼란 막을 정밀한 대책 필요
2026-02-10 17:14:08 2026-02-10 17:47:0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세제를 포함한 제도 개편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다주택자들에 이어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아파트 등록임대 매물이 일몰을 앞둔 상황에서 집값 안정보다 전·월세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민간매입임대주택 재고는 2024년 기준 71만7466호로, 전체 민간임대주택의 53.1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96만8161호(63.17%)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임대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이 혜택 축소를 시사한 매입형 등록임대사업자는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등록해 임대하는 제도로,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됐습니다. 임대료 상한을 5% 이내로 제한하고 최장 4~8년 임대를 놓는 대신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다주택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주어져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고, 수도권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비판이 일자 2020년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 일반 매입임대(8년)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3년간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는 총 3만7683가구에 달합니다.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이 대통령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 추진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선이 다소 엇갈립니다. 제도 개편을 통해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매물 일부가 시장에 풀릴 경우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시각이 있는 반면, 오히려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0일 서울 송파구청 도시임대사업 민원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과거 정부가 맨 처음 등록임대주택 제도를 설계할 때부터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에 대한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했었다"라며 "현 정부에서도 고민하는 것 같기는 한데, 1년이든 유예 기간을 두고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필요한 만큼, 양도소득세 혜택 폐지라는 정상화를 실행하면 결과적으로 주택 가격 안정도 뒤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 아파트만 해도 4만채가 넘는 등 적은 매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정책이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가져올지 몰라도 결국은 임시방편이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늘어나니까 매매 시장에 약간의 안정을 어느 정도 가져다줄 수는 있다"라면서도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꼴이고, 임시방편으로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이 자가주택으로 전환되면, 그 임대주택에 살던 사람들이 다시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기간 후에는) 전체적으로 주택시장에서의 공급을 늘려서 안정을 취하는 걸 바랄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송파와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택 가격 안정 효과 '회의적'…"매각 차익 쪽만 손보자" 의견도
 
정책 시행 후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채 전·월세 시장만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임대사업자가 그동안 시장에 공급했던 역할도 분명히  있다. 특히 비아파트 같은 경우는 서민들이 임차하는 주택"이라며 "정책 시행으로 인해 이들이 전·월세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전세라든가 월세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임차인들의 임대료 부담이 좀 높아질 가능성은 상당히 농후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어 "정책들이 입법화가 돼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이 줄어들면 임대사업을 그동안 했던 사람들이 주택을 내놓는 사례들이 일부는 있을 수 있겠으나, 시장을 움직일 만한 물량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역시 "과거 정부가 등록임대주택 정책을 시행한 취지는 과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공급을 늘리는 차원에서 했던 것"이라며 "세제 혜택을 폐지하는 규제를 가할 경우 공급량이 줄고, 공급량이 감소하면 전·월세 가격이 올라가며, 상승한 전·월세 가격이 매매 가격도 밀어 올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도 손질을 소폭만 하자는 제안도 나옵니다. 권대중 교수는 "빌라 같은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들 중에는 월세를 받으려는 사업 목적뿐 아니라 매각 차익이라는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임대사업자에게 가해지는 5%라는 임대료 인상 폭 제한을 감안했을 때, 세제 혜택을 없애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줄이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며 "매각 차익을 많이 가져가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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