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SK온)가 호남 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놓고 경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이 집중된 호남에서 정부 주도의 ESS 사업이 잇따르는 데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확산으로 인한 전력 저장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ESS가 전기차를 이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솔루션인 JF2 Link가 적용된 데이터센터. (사진=LG에너지솔루션)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중앙계약시장 1·2차 사업에서 전체 물량 1128메가와트(MW) 가운데 1048MW가 전남 지역에 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호남은 국내 ESS 사업의 첫 번째 대규모 실증 무대가 됐습니다.
1차 중앙계약시장에서는 전남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ESS 구축 사업이 추진됐고, 2차 사업에서는 565MW 규모의 물량이 추가로 배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SK온은 2차 물량의 절반가량인 284MW를 확보했고, 삼성SDI는 1·2차 물량 기준 56%를 수주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체 중앙계약시장 물량의 약 19%를 확보했습니다.
배터리 3사가 호남 ESS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향후 국내 전력망 안정화 사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전남과 전북 등 호남권은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지역이지만, 발전량이 낮 시간대 집중되면서 전력 계통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ESS를 활용하면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해 출력 제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토대로 2038년 호남의 잉여 무탄소 발전 용량이 47.1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면 수도권은 39.6GW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호남에 태양광·풍력 등 무탄소 전력이 집중되는 만큼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의 전력을 저장·활용할 ESS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호남에서 시작된 ESS 구축 사업이 향후 전국 단위 시장 확대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생산 거점 조성과 AI DC 구축 계획을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 시설이 늘어날수록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할 ESS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중앙계약시장 3차 입찰은 다음달 열릴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호남 ESS 사업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전력망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추가 사업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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