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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도 AI 쓰는 시대, 보안 AI 국가대표는 누가 될까

요즘 들어 스미싱 문자나 기업 해킹 사고 뉴스를 예전보다 자주 접하신다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신고·접수된 사이버 침해사고는 1236건으로, 1년 전보다 19.5% 늘었습니다. 서버 해킹이 절반 넘게 차지했고, 디도스(DDoS) 공격은 238건에서 373건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이 증가세 뒤에는 공격자들도 이제 인공지능(AI)을 도구로 쓰기 시작했다는 사정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맞서 국내 기술로 된 '보안 특화 AI'를 만들겠다고 나섰고, 그 자리를 놓고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면으로 맞붙었습니다.

해커도 AI를 쓰는 시대

과거 해킹은 공격자가 시스템의 빈틈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공격 코드를 손으로 짜야 하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이 과정이 빨라졌습니다. 취약점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패치 전후 코드를 비교해 어디가 뚫렸는지 짚어내고, 공격 코드 초안까지 만들어주는 일이 가능해진 겁니다. 방어하는 쪽 입장에서는 공격 속도를 따라잡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보안 전문가들이 최근 '공격 기법 자체보다 속도가 달라졌다'고 짚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방패도 AI로 만들어야 창을 막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정부와 업계 안에서 커진 셈입니다.

정부가 꺼낸 카드, '보안 특화 AI'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참여팀을 공모했습니다. 최종 선정된 컨소시엄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56장을 10개월간 지원받아, 내년 7월까지 보안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게 됩니다. 국내 사이버보안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촉진하고, 외국산 AI에 기대지 않는 독자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한 갈래로, 전체 프로젝트에는 2027년까지 53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과기정통부는 서류 검토와 전문가 발표평가를 거쳐 다음달 초 최종 수행팀 한 곳을 가릴 예정입니다.

등판한 두 연합군, 다른 전략

이번 공모에는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 두 개의 컨소시엄이 접수를 마쳤습니다. SK텔레콤은 '전방위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군 개발'을 내걸고 업스테이지, SK쉴더스,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라온시큐어, 지니언스, 파이오링크 등 보안 전문기업과 고려대·숭실대 산학협력단까지 모두 13개 기관을 모았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보다 규모를 키웠습니다. LG CNS, LG AI연구원, LG유플러스 등 LG그룹 계열사에 이스트시큐리티, 샌즈랩, 스패로우, 티오리 같은 보안기업, 그리고 금융보안원, 한국수력원자력, 서울대, 카이스트까지 32개 기업·기관이 참여했습니다. 통신 기반 보안 실증에 강점을 둔 진영과, 금융·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의 보안 수요를 아우르려는 진영의 대결인 셈입니다.

이 경쟁, 내 삶과 무슨 상관일까

이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단순히 두 대기업의 자존심 싸움이어서가 아닙니다. 여기서 개발되는 AI 모델은 향후 금융회사와 통신사, 심지어 한국수력원자력 같은 에너지 기반시설의 보안 체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내 개인정보와 금융거래, 그리고 일상적으로 쓰는 전기·통신망의 안전이 이 AI의 성능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결국 세금입니다. 어느 컨소시엄이 선정되든, 그 결과물이 실제로 해킹 대응 속도를 얼마나 앞당기는지, 또 특정 대기업의 인프라 확장 수단에 그치지 않고 중소 보안기업과 실사용자에게까지 도움이 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달 초 발표될 선정 결과와 함께, 그 이후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챙겨봐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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