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고 출근?…시중은행엔 딴 나라 얘기
복장 자율화 시행 불구…"안정·신뢰 주는 복장 착용"
2025-08-08 13:45:29 2025-08-08 15:30:4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기록적 폭염에 반바지 출근 등을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복장 간소화를 시행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100% 비대면으로 금융 거래를 진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과 달리 기존 은행들은 대면 창구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고 있는데요. 깔끔함과 신뢰감을 보이기 위해 반바지는 고사하고 자율 복장도 눈치껏 해야 합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은행은 지난 2016년~2018년부터 복장 가이드라인을 통해 하계 근무 복장으로 반팔 셔츠와 '노타이'를 제시했습니다. 과거에는 직급에 따라 통상 5급 이상 여성 직원은 유니폼을, 남성 직원과 4급 이하 여성 직원은 정장을 착용해왔습니다. 
 
시중은행 중 유니폼을 가장 먼저 없앤 곳은 KB국민은행입니다. 2018년 9월부터 자유 복장을 하되 원하면 유니폼을 입는 방식을 시행하다 2019년 5월 유니폼을 완전 폐지했습니다. 
 
신한은행도 2019년 6월 유니폼을 폐지했고 남직원은 정장을 입되 노타이로, 여직원은 유니폼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도록 변경했습니다. 그러다 현재는 완전 복장 자율화로 방침을 바꿔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도 2020년 6월부터 복장 전면 자율화를 시행했습니다. 당시 행원급 여성 직원만 입었던 유니폼도 없앴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하나은행이 영업점 창구 직원의 유니폼을 없앴습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유니폼 복장 규율을 폐지하고 비즈니스 캐주얼을 착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매주 금요일에는 조금 더 캐주얼한 복장을 착용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IBK기업은행이 2021년 2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니폼을 없애고 정장이나 비즈니스 평상복 중 택해 입도록 방침을 바꿨습니다. 
 
다만 실상을 보면 은행원 대부분은 정장에 구두 착용을 기본으로 유지하고 잇습니다. 외부로 고객을 만나야 하는 관리자급 이상 직원들은 정장을 갖춰 입고 단정한 옷차림을 권하는 분위기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별도 규정이 없거나 '청바지를 포함한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을 입으면 된다고 하는데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청바지도 그렇고 이 더운 여름에 반바지를 입은 행원을 본 적은 없다"며 "주로 셔츠와 슬랙스를 갖춰 입는다"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본점은 물론이고 영업점에서는 상사의 복장 정도에 따라서 갖춰 입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며 "은행 창구에서 고객을 대하는 일을 하다 보면 단정히 입어야 한다고 보는 분위기가 있어 더운 여름에도 반팔 반바지는 입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고객 업무가 주다 보니까 민소매라던지 슬리퍼라던지 고객에게 불편이 되는 복장은 삼가자는 거고 입을 수 있는 선에서 단정히 입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외부 미팅이 잦은 지점이나 부서에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유니폼을 등 복장 규정을 없애고 자율 복장을 실시했으나 이로부터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반바지를 입은 은행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창구에서 고객에게 신뢰감과 책임감을 보여야 하는 직업이라 의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은행 창구에서 업무를 보는 고객과 정장을 입고 일하는 은행원들을 인공지능 이미지로 제작한 모습. (사진=챗GPT)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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