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 유심 정보 유출 1차 조사 결과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출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심 복제가 되더라도 유심보호서비스와 비정상인증시도차단(FDS)으로 복제된 유심을 다른 휴대전화에 꽂아 쓰는 심스와핑은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로밍을 이용해야 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였습니다. 로밍 중 유심보호서비스 작동은 이르면 5월 중순께나 가능, 유심 정보 유출에 따른 불안은 여전히 이용자 몫으로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SK텔레콤이 30일부터 로밍 이용 고객 유심 교체를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당일 출국 고객 대상으로만 유심 교체를 한정하기로 했습니다. 여권과 당일 출국 티켓, 본인 휴대폰을 지참해야만 유심 교체를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SK텔레콤 T타워.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포함된 민관합동조사단 1차 조사 결과 SK텔레콤 침해사고로 단말기 고유식별번호 유출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사단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 심스와핑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도 "유심이 복제됐더라도 유심보호서비스와 FDS가 잘 작동하면 심스와핑과 같은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근거를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심과 단말을 하나로 묶어서 관리하는 유심보호서비스는 누군가 유심을 복제하더라도 단말기 기기 변경 시 이용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로밍 이용 고객들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이 불가한 상황입니다. 유심보호서비스가 내가 사용하는 유심에 안심 기능을 설정해 무단 기기변경을 차단하고, 해외 로밍을 제한하고 있도록 설계된 까닭입니다. 해외에서 복제된 유심으로 기기 변경을 해도 해외망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SK텔레콤 전산에서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단말기 고유식별번호 유출이 안돼 한시름 놓은 이용자들과 달리 해외 출국을 앞둔 고객들 불안이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인천공항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유심을 교체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제보자)
SK텔레콤이 로밍 이용 고객을 일순위로 유심 교체에 나섰습니다. 인천공항1터미널과 2터미널, 김포공항 로밍센터 외에 상설부스를 마련해 유심 교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항 1터미널 기준 기존 면세구역 밖 로밍센터 외에 유심 교체만 지원하는 부스를 마련해 4~5명의 SK텔레콤 직원이 투입돼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공항 측과 특별 협의를 거쳐 인력을 50% 더 늘렸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입니다. 일반 대리점에서 하루 유심 개수를 한정해 교체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공항에서는 오후 10시까지 유심 교체를 진행합니다. 탑승 시간보다 일찍 와 유심을 교체하거나 공항에서는 기다리면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는 정보가 퍼지며, 공항 내 SK텔레콤 로밍센터는 유심 교체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출국 고객 대상으로 한정해 교체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SK텔레콤은 대국민 발표문에서 유심 교체를 받지 못한 고객이 해외에서 유심 불법 복제 피해를 입을 경우 회사측이 책임을 지겠다는 초강수도 뒀습니다.
로밍 고객에게 유심 교체 지원을 확대하면서도 SK텔레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어 로밍 고객을 위한 안전장치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에서 이중삼중으로 장치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로밍 서비스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유심보호서비스는 또 하나의 안전 장치로,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되지 않더라도 해외 로밍 중인 고객의 피해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K텔레콤은 로밍고객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5월 중순 정도까지 기술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SK텔레콤은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계획 중인 고객들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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