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배당락 회복 못한 고배당주 주목
800원 배당했는데 1310원 하락…“오히려 더 좋아”
실적·배당 변동성 낮은 고배당주 선별
2025-05-01 06:00:00 2025-05-01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 연말 배당에 이어 벚꽃 배당까지 마무리된 현재,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은 대부분 배당락을 회복한 상태이지만 아직 당시의 낙폭을 회복하지 못한 고배당주들이 있습니다. 주당 배당금보다 주가 낙폭이 더 큰 고배당주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서 한국철강은 852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배당락 직전이었던 지난해 12월26일 마감가 9830원에서 13.3%나 하락한 가격입니다. 
 
한국철강은 2024년 사업결산에서 주당 800원을 배당했습니다. 전년 400원이었던 배당금을 두 배로 증액한 것입니다. 또 배당에 앞서 12월27일엔 자사주 600만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들에게 넉넉한 주주환원을 실행했습니다. 물론 가장 많은 혜택은 60% 지분을 보유한 KISCO홀딩스가 누렸지만 일반 주주들도 그 덕을 봤습니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당시 발행주식 4245만주의 14%, 금액으론 561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 소식을 알린 12월13일 당일에도 주가는 급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마무리했습니다. 뒤이어 12월27일 배당락이 발생했고 지금도 당시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난 2월28일 주당 800원을 배당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린 덕분에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배당락 전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도 크게 늘렸는데도 주가는 당시 배당락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한국철강 주주들은 주당 800원을 배당받았지만 당시보다 주가는 1310원이나 하락해 아직도 손해입니다.
 
(표=뉴스토마토)
 
‘배당락>배당금’ 실적 전망 양호하면 ‘굿’
 
이처럼 큰 폭의 배당락은 고배당주들의 숙명과 같습니다. 성장주들은 기업의 미래 성장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해서 배당 등 주주환원에 큰돈을 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장주이면서 고배당주인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고배당주는 대개 실적이 안정돼 있으나 매출, 이익 성장률은 낮은 제조기업 또는 서비스업에 주로 많습니다. 
 
성장성이 낮으니 배당이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런 경우 배당금을 수령할 기준을 충족한 후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이 매도 압력에 의해 배당락이 크게 발생하고, 이를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다음 해 배당을 받기 전에만 주식을 매수하면 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고배당주들은 배당락으로 빠진 주가를 거의 회복했거나 넘어선 상태입니다. 배당기준일이 12월 말이었던 기업들은 배당락 충격을 털어낼 충분한 시간이 지났고, 벚꽃 배당주들도 이제 추스를 단계를 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보화학처럼 배당도 많이하고 배당락 후에도 주가가 37%나 더 올라 주주들을 웃게 만든 종목도 있습니다. 
 
배당락 직전 주가보다 주가가 올랐거나 아직 회복하지 못했어도 배당금을 감안하면 손실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철강처럼 지지부진한 고배당주도 더러 있습니다. 
 
이때 한국철강은 올해 말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배당락이 커서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한국철강 같은 종목도 올해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고배당주는 올 연말에도 고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가 낙폭이 배당금 규모 이상인 고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정상제이엘에스도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사교육업체인 정상제이엘에스는 사업의 특성상 올해 실적이 급감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게다가 정상제이엘에스의 경영진은 오랫동안 고배당을 유지해 내년에도 올해에 준하는 배당을 할 거라는 신뢰가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종목 역시 배당락 직전 주가 6660원에서 12% 넘게 하락한 상태입니다. 배당금은 530원을 지급했는데 840원 하락했습니다. 올해 큰 이슈만 없다면 내년에도 530원 수준의 배당이 예상됩니다. 
 
자동차 등 각종 물품과 기기를 렌탈하고 중고자산을 유통하는 AJ네트웍스의 주가는 이보다 낙폭이 큽니다. 배당금은 270원을 지급했는데 배당락 후 985원이나 하락해 낙폭이 21%에 달합니다. 올해 전망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태양광발전소 신사업에 의한 변동 가능성이 생겼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폭탄배당 탓 낙폭 큰 종목 예외
 
배당금과 배당락 후 주가 하락폭만 가지고 투자 후보를 고를 수는 없습니다. 배당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일회성 배당이나 실적에 비해 무리한 배당, 실적 악화 기업의 고배당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2월 깜짝 폭탄배당 소식을 알리면서 주가가 폭등했던 레드캡투어의 경우 현재 주가가 배당락 이전보다 20%가량 떨어진 상태이긴 하지만 올해 사업을 종료한 후에도 이렇게 배당할 거란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매수할 수가 없습니다. 
 
한샘은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한 1, 2, 3분기 연속 지급한 배당금만 8530원에 달합니다. 현재 주가는 마지막 12월 말보다 크게 하락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샘 역시 올해 배당금 규모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물론 지난해 1분기에도 5월9일에야 분기배당 사실을 알렸으므로 좀 더 기다릴 필요는 있겠지만, 분기마다 주당순이익(EPS)을 넘어서는 배당을 했기 때문에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스카이라이프처럼 실적이 악화된 고배당주도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후보는 많습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주주환원이 강화돼 지난해 배당을 증액한 기업이 많습니다. 이미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들은 3년간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글로벌 변동성에 휘둘리는 장세에서 배당은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배당락이 큰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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