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난 주 코스피가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정책 호재에도 미국 상호관세 유예 만료를 앞둔 무역 불확실성과 차익 실현 매물에 3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국내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가 지수를 떠받쳤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로 돌아서며 상승폭은 제한됐습니다. 이번 주 증시는 미국 관세 협상과 금리 인하 신호,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입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 주(3055.94)대비 소폭(0.05%) 감소한 3054.28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주 초 국내 증시는 이달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만료 예정에도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다만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과 업종 간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지수의 상승폭은 제한됐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세를 거둬들이고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3일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회복돼 3100선을 통과했지만, 결국 3000선에서 하락 마감했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 밴드를 2950~3180포인트로 점쳤습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 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무역 불확실성이 증가했지만, 상법 개정에 따른 투심 회복과 중국 감산에 따른 관련 업종들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선 오는 8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이후 관세 조치와 관련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국가를 중심으로 유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소식도 나옵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미 높은 관세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해온 만큼, 관세율을 낮추며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9일 공개되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관세 불확실성과 금리 인하 경로가 주목됩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관세가 없었다면 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의사록에 앞서 상호관세 이슈 종결 여부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증폭되거나 반감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이미 연내 3회 금리인하 컨센서스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합니다. 오는 7일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전자(066570) 등에 이어 8일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와 가격 사이클 회복 속에서 삼성전자의 업황 개선 여부에 따라 코스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실적 부진 우려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이후 오는 10일에는 한국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5월 금리 인하 이후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편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은 이번 주 증시에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배당분리과세, 상속세 법 개정안 등을 통해 주주 가치를 강화해 한국 주식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시킨다는 점에서 2023년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결과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투자자가 한국에 주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금융주, 인공지능(AI), 반도체, 화장품, 유통, 증권을 비롯해 정책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수주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2차전지, 에너지, 화학, 정보기술(IT),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필수소비재, 반도체(삼성전자), 자동차의 이익변화율이 부진한 반면 호텔·레저, 유틸리티, 운송, 방산, 은행, 증권, 조선, 전력기기의 이익변화율은 양호하다"며 "2분기 이익모멘텀이 양호하거나 상반기 주가 상승률이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종목이 유리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61.99포인트(1.99%) 내린 3054.28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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