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 전 정부의 인사를 유임하거나, 기업인 출신, 현장 기반의 인물 등을 두루 인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파격 인사란 말이 나오는데요. 그러나 주요 요직에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30여 년간 손발을 맞춰온 '성남·경기 라인'과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불리는 7인회 등이 배치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현지·김남준·김용채·김락중…대통령실 요직에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1기 핵심 라인부터 이재명정부가 5년 동안 이끌어 갈 국정의 틀을 짜고 있는 국정기획위원회 곳곳에 성남·경기 라인이 포진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중심에는 국정기획위원장인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있는데요. 이밖에도 20년을 넘게 함께 일한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김남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김락중 국정과제·정책조정비서관도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30년 지기로 그동안 '경제 멘토'이자 '정책 참모'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선 때는 공약을 총괄 기획·설계하는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정책본부장을 맡으며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다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의 틀과 방향성을 잡는 중책까지 맡게 된 것입니다.
대통령실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에는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발탁됐습니다.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 온 '성남·경기 라인'으로 분류되는데요. 1995년 변호사였던 이 대통령이 주도해 설립한 '성남시민모임'에서 사무국장을 맡으며 연을 맺었고, 27년간 인연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일정 관리와 수행, 대외 접촉 일정 등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습니다. 그동안 김 실장은 '이재명의 입'으로 불리며 성남시청 대변인과 경기지사 언론비서관, 의원실 수석비서관을 거쳐 2022년 대선 경선 캠프 대변인으로 맡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대표 의중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냐"는 질문에 김 실장을 언급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락중 전 경기도 정책보좌관은 대통령실 국정과제·정책조정비서관으로 중용됐습니다. 김 비서관은 20여 년 전 지역지 기자 시절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국회의원까지 인연을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김용채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당시 보좌관이며, 이번에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으로 중용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성호 등 '원조 친명' 7인회 중 3인 발탁
7인회는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만든 '원조 친명' 그룹입니다. 5선의 정성호 의원을 중심으로 3선의 김영진, 재선 문진석 의원 등이 포함돼 있는데요. 김병욱 전 의원, 김남국 전 의원 등은 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으나, 대선 당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역할을 맡아 이 대통령을 전폭 지원했습니다. 7인회는 21대 국회 당시 이들과 이규·임종성 전 의원까지 합세해 이 대통령을 지지하며 결성됐습니다.
정성호 의원은 이번에 '검찰개혁'이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지난달 29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정 의원을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히며 "정 후보자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형사사법제도개혁특위, 법사위원 등을 역임해 사법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와 정책 능력을 보유했다"며 "내실 있는 검찰개혁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이 대통령과 38년 지기이자,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잘 알려졌는데요. 이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출마했던 2017년 대선 때부터 캠프에 몸담으며 이 대통령을 도왔습니다. 사석에서 이 대통령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연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은 인물로 평가됩니다.
7인회 중 김병욱 전 의원은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으로, 김남국 전 의원은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으로 합류했습니다. 김병욱 비서관은 실물 경제 전문가로 민주당에서는 재선 의원이었고, 원내부대표,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등 주요 직책을 수행했습니다. 김남국 비서관은 2017년 대선부터 이 대통령을 지원한 인물로 지난 2023년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탈당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에 복당했고, 이번 대선 선대위에서 후보실 정무부실장으로 지냈습니다.
문진석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정부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맡아 야당과 협상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30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야당을 만나 이견을 조율하는 중책을 맡았는데요. 특히 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 중 하나로 '소비쿠폰'을 추경에 포함해 야당의 동의를 이끌어 내며 오는 3일 본회의를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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