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율 관세에도 할인 고수…미 생산 신차 정면승부
할인은 그대로 점유율은 11%로 상승
신차·현지 생산으로 ‘관세 장벽’ 돌파
2025-07-14 12:29:56 2025-07-14 17:59:1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도 불구하고 차량 할인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현지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전기차 수요를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현지에서 생산한 신차 투입까지 예고하며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4월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북미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팰리세이드와 팰리세이드 XRT Pro는 올해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미국 법인은 애초 이달 7일(현지시간) 종료 예정이던 할인 정책을 오는 9월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할인 대상은 총 19종으로 현금 구매 시 싼타페 3500달러, 팰리세이드 2750달러 등을 깎아주는 프로모션입니다. 전기차인 아이오닉5·6·9와 코나 일렉트릭은 7500달러씩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고금리와 고물가 부담에 직면한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략은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워즈 인텔리전스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6월 미국에서 약 89만4000대를 팔아 상반기 시장점유율 1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10.5%)보다 0.5% 포인트 오른 수치입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점유율 상승 배경으로 신중한 가격 전략을 꼽습니다. 
 
실제로 지난 3~4월에는 찻값 인상을 우려한 미 소비자들이 미리 구매 행렬 덕을 봤고, 5~6월에는 단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경쟁 업체보다 더 싼 가격 정책을 펼침으로써 미 자동차 시장의 하방 압력을 잘 막아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스바루는 지난 6월 출고 차량부터 최대 2055달러 올려 판매하고 있으며, 도요타와 렉서스는 이달 1일부터 미 내 자동차 판매가를 평균 270달러, 208달러씩 올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현대차의 할인 전략이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나아가 올해 하반기 신차 3종을 투입하며 시장 지배력 확대 전략에 쐐기를 박는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차는 2세대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를, 기아는 K3의 후속이자 고성능 트림이 포함된 ‘K4 해치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기에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추진해 현지 생산량을 늘려 수입 비중을 낮추는 전략도 취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메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30만대에서 50만대로 증설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능력은 기존 103만대에서 123만대로 늘어나게 됩니다.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는 만큼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HMGMA의 증산이 필수적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소비자에게 차량 가격은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라며 “현대차의 할인 정책 및 가격 동결, 신차 투입 전략이 고관세 장벽 속에서도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루며 시장점유율 확대와 소비자 유인에 효과적”이라고 평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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