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경일 파주시장 "파주~개성 마라톤은 평화 시작점"
7일 통일부 직접 방문해 '북한주민접촉 신고서' 제출…마라톤대회 '첫걸음' 떼
시장 당선 직후부터 마라톤대회 구상…남북관계 경색으로 '민통선'까지만 달려
이재명정부로 정권교체 후 마라톤대회 본격화…"북한과 연락 위해 수단 총동원"
2025-08-08 09:32:35 2025-08-08 15:00:0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김경일 경기도 파주시장이 7일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을 열겠다는 포부를 안고 통일부를 찾았습니다. 파주에서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북한 개성까지 들어가기 위해선 통일부가 북한 주민 접촉을 허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 시장은 이후엔 북한 당국자들과 접촉, 개성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은 이제 막 발걸음을 뗀 겁니다. 
 
김 시장은 "남북 관계가 얼었지만,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은 평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7일 김경일 파주시장이 서울시 종로구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 앞에서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시장은 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을 직접 방문해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파주시청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개성 진입'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먼저 통일부가 북한 주민을 접촉할 수 있도록 허락해줘야 하는 겁니다.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 제출은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 시작을 위한 첫걸음인 겁니다. 
 
김 시장이 파주에서 개성까지 달리는 꿈을 꾸는 건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활동들의 연장선입니다. 김 시장은 지난 2018년 경기도의원 시절엔 도의회 평화경제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습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평화협력위원회 경기도본부장과 도의회 남북교류추진특위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지난 2023년부터는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김 시장은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파주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파주와 개성을 잇는 마라톤 대회를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자 김 시장의 계획도 수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주시청은 2023년부터 <뉴스토마토>, 우리아이재단과 함께 'DMZ 평화마라톤'을 열고 있는데, 파주시 임진각에서 출발해 '민간인 출입통제구역(민통선 이북 지역)'까지만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 교체 후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건 김 시장에 절호의 기회가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 관계 회복과 평화 체제 구축을 공언했습니다. 취임 직후 대북 방송을 중단하고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북한도 대남 방송을 중단하는 등 남북 긴장 완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시장은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을 방문한 후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은 우리 민족에게도 큰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북한 측과 연락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지정학적으로 파주시는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남북 관계가 지금 얼어붙어 있는데, 이 대회를 꼭 개최해서 남북 관계의 해빙과 평화의 시작점을 열어보려고 합니다. 크게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대한민국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합니다. 우리 민족에게도 큰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파주시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남북 관계가 냉각되면 접경지역인 파주시의 경제도 직격탄을 맞거든요. 
 
파주시는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을 2022년부터 구상했는데요. 
 
윤석열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는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파주시청의 염원과 너무 달랐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정부에 대회 개최를 위한 제안이나 접수조차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지금은 남북 평화 기류가 형성됐습니다. 우리 민족이 가야 할 길은 평화와 경제 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에 파주시가 구상한 마라톤 대회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제야 통일부와 면담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7월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파주시청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개최한 '대북 전단 살포 중단 합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경일 파주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파주시청)
 
직접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를 제출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먼저 파주시가 남북 평화를 위해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을 시작한다는 걸 파주 시민과 국민께 직접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통일부 관계자들을 만나선 북한까지 가는 마라톤과 관련해 파주시청과 통일부가 서로 잘할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을지 이야기했습니다. 파주시청으로선 북한과 연락할 수 있는 루트를 먼저 찾아야 될 것 같아요. 기존에 대북 루트들이 있기는 했지만, 윤석열정부 3년이 지나면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거나 일부는 끊긴 걸로 알거든요. 
 
북한과의 접촉 수단을 마련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일 걸로 보입니다. 방안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볼 생각입니다. 일단 현재 파주시가 지방정부 차원에선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도시입니다. 그래서 지방정부협의회와도 같이 상의를 해보려고 합니다. 또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북한에 제안하려고 합니다. 파주와 맞닿은 북한 개성과 태양광 에너지, 경제, 농업, 축산업 등에서 협력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하나씩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여러 분야를 다 열어놓은 채 북한에 협력 사항을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북한이 남한의 언론 보도를 보시고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신다면 파주시에 먼저 연락해주셔도 됩니다. 그러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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