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우리 시대 조국
세습 자본주의에 부러진 정의
2025-08-25 15:32:07 2025-08-28 14:10:48
지난 25일 오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경남 김해시 봉화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이 마음을 열겠나."(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또다시 2030세대에 대못을 박았다. 대중 정치인이 특정 세대와 더 유리됐다. 특별사면에도 불구하고 검찰 권력의 먼지털이식 수사에 대한 사감은 여전했다. 온 가족이 도륙당한 사건(조국 주장)에 대한 정서적 한도 마찬가지. 입시 비리·청와대 감찰반 감찰 무마 등의 재판 과정에서도 유감 표명만 하더니, '난 정치 검찰의 피해자'라는 고집만은 꺾지 않았다. 반성은 간데없고 부조리의 극치만 남았다. 
 
진보 엘리트 위선 
 
이쯤 되면 오기다. 그러나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문재인정부를 뒤흔들었던 '조국 사태'는 그의 가족 입시 비리 등 위법 논란에 국한되지 않는다. 
 
본질은 진보 엘리트 위선. 입시 비리는 그 민낯을 까발린 여러 화살 중 하나에 불과. 이른바 조국 사태는 2030세대의 공정 감수성을 건드렸다. 불평등으로 벼랑 끝에 선 청년 세대의 역린을 찔렀다. 그들만의 자본 세습이 보여준 뒤틀린 정의의 치부를 드러냈다. 
 
조국 일가의 입시 비리 쟁점은 간단하다. "자녀 입시를 위해 사문서를 위조했나"다. 사문서 위조 없이 뻥튀기 스펙을 위한 인턴 청탁만 했다면, 대법원에서 원심 확정판결을 받았겠나. 딸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한 허위 인턴 확인서 제출을 비롯해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증명서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등. 
 
여기에 딸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600만원) 수령 등 청탁금지법 위반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 감찰 중단까지. 총 13개 혐의 중 8개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나 더. 조 원장의 5촌 조카인 조범동과 공모한 정경심(조국 부인) 전 동양대 교수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 차명계좌로 주식 거래를 했나. 조 원장은 이 두 가지에 대한 법률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검찰권 오남용' '정치 검찰' '가족 전체 도륙' 등의 정치적 수사만 앞세웠다. 한발 더 나아가 2030세대에 극우 프레임까지 덧씌웠다. 지난 23일 부산을 찾는 조 원장은 "2030세대 일부는 극우화됐다"고 말했다. 그 일부는 자신을 공격하는 MZ세대일 터. 
 
무너진 공정…좌우 문제 아니다
 
전형적인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다. 자신에 비판적인 2030세대에 극우화 프레임을 씌워 자신의 법적 문제를 희석하려는 술책 아니면 뭔가. 반성 없이 '2030세대=극우화' 프레임을 꺼낸 것 자체가 표창장 위조하는 소리다. 목적은 단 하나. 논점 일탈. 
 
조국 사태의 본질은 부러진 정의다. 그들의 말대로 기회는 평등했나. 과정은 공정했나. 결과는 정의로웠나. 2030세대의 문제 제기는 심플하다. 앞에서 평등을 외친 이들이 뒤에선 교육 사다리를 부러트린 퇴행적 행태에 대한 분노. 
 
백번 양보해 조 원장의 2030 극우화가 상수라고 치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의 위선에 분노한 2030세대의 이탈. 여기에 진보 진영의 책임은 정녕 없나. 사회 전체의 불평등에 대한 논의는커녕 책임과 반성 없이 MZ세대와 싸우겠다는 것은 하지하 정치. 
 
조국 사태는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위아래의 기득권 문제다. 차기 대권주자인 조 원장이 할 일은 이념 프레이밍 놀음 대신 우리 시대 고질병인 세습주의에 대한 대안 제시. 
 
특사병의 정치가 시작됐다. 평생 진보 지식으로 살아온 그는 선악을 꿰맞추는 일에 익숙하다. 하지만 세상은, 정치는 그 틀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 민심도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선악 구도면 명분이 생긴다는 것도 거대한 망상. 선악 구도와 내로남불은 한 끗 차이. 무릇 정치란 프레이밍이 아닌 지나온 길로 증명하는 삶의 여정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기를. MZ세대야말로 죄가 없다. 

최신형 정치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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