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부동산 쏠림, 방향 전환 필요"
첫 대외 행보로 8개 금융지주 회장 호출
2025-09-15 16:01:01 2025-09-15 17:26:4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은 15일 취임 일성으로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방식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쏠림과 가계부채의 누적을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이라는 3대 축을 제시하며 금융의 역할과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자금의 흐름을 고부가가치 분야로 유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약 산업의 사업 재편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금융 약자 지원 방안으로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등을 통해 다양한 자금 공급이 이뤄지고, 금융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시했습니다. 또 "연체자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채무조정을 추진하고, 불합리한 추심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반복되는 금융사고로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면서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실질적 사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사후 구제 장치와 분쟁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등 금융 범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위원장은 공식 취임사에 조직개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별도로 직원들에 대한 편지 형식으로 "공직자로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그 결정을 따르는 게 우리 책무이자 의무"라며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조직개편 소식으로 여러분이 느끼는 혼란과 두려움, 인생 계획, 꿈, 가족의 삶 등에 닥친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마음과 무게를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조직의 모양은 달라질 수 있어도 금융 안정과 발전을 통한 국민경제 기여라는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와 사명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찾은 이 위원장은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걱정하고 혼란스러워하는데, 제가 수장이 됐으니까 직원들을 챙기는 게 저의 가장 큰 책무"라며 "계속해서 많이 듣고, 어떻게 하면 세심하게 챙겨갈 수 있는지 끝까지 살피겠다"고 했습니다. 정부 여당은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떼내어 기획재정부 개편에 따라 새로 만들어질 재정경제부로 넘기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를 신설해 이관하는 방향을 추진 중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존치하되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독립시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제공)
 
이 위원장은 취임 후 첫 대외 행보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를 찾아 8개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위원장은 "현행 통합형 감독 체계에서 벗어나 정책과 감독이 분리되고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전담 감독기관이 맡는 다층적 체계로 개편될 것"이라며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금융당국이 정책·감독 기관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등 4곳으로 쪼개지면서 업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염두에 둔 듯 "그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하면서 금융감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 "이번 감독 체계 개편이 과거 회귀가 아니라 정책은 보다 정책답게 감독은 보다 감독답게 기능하고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의 상충을 해소하는 미래 지향적 개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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