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조 단위' 대어들 귀환…IPO 시장, 다시 불붙을까
상장 철회 기업들, 하반기 다시 도전장
'조 단위' IPO 대어, 예심 막바지…중복상장 리스크 변수
2025-09-24 06:00:00 2025-09-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17: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공모주 시장이 올해 하반기 들어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상반기 조정기를 거치며 주춤했던 투자심리가 점차 살아나면서, 시가총액과 공모 규모 면에서 ‘조 단위’ 몸값을 지닌 대어급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채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대한조선(439260)과 명인제약 등이 상장에 도전한 가운데 더핑크퐁컴퍼니, 케이뱅크, 무신사 등 ‘조 단위’ 기업들이 상장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DN솔루션즈, 한화에너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상반기에 상장을 철회한 기업들도 올 하반기 재도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한 기업들, 올 하반기 ‘재도전’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은 대형 기업 부재와 투자심리 냉각으로 부진했던 올해 초 분위기와 달리 수요예측·청약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1분기엔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철회 사례가 나오기도 했지만, 올해 2분기 들어선 신규 상장 기업들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평균 1000대 1을 넘어서고, 일반청약 경쟁률도 1200대 1 수준을 기록하면서 IPO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달 코스피에 입성한 대한조선의 경우, 상장 전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대상으로는 275.7대 1,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선 238.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7조8608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모였다. 상장 첫날엔 공모가 5만원 대비 약 84.8% 오른 9만2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수요예측을 끝낸 명인제약도 488.9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역대 최고 수준의 확약률을 달성했고, 공모가는 밴드 상단인 5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상장을 엿보고 있던 케이뱅크, DN솔루션즈 등도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케이뱅크는 앞서 두 차례나 상장 철회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산정과 오버행 문제 등에 대한 보수적인 설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최근 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을 주관사로 정하고 내부 일정을 조율 중이며, 다음 달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DN솔루션즈는 IPO 재도전을 앞두고 최근 4210만유로(약 678억원)를 들여 독일 헬러그룹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앞서 DN솔루션즈는 최대 5조6634억원의 몸값으로 IPO를 추진했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는 6만5000∼8만9700원으로 잡았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해외 기관들의 참여가 저조하며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선 몸값 재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DN솔루션즈는 헬러그룹의 인수를 통한 시너지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단위’ 기업들 상장예심 막바지…중복상장이 발목 잡을까
 
올 하반기 대어 주목받는 기업은 더핑크퐁컴퍼니·에식스솔루션즈·무신사 등이다. 우선 더핑크퐁컴퍼니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약 1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을 목표로 신주 발행에 나선다. 공모 예정 무식은 발행주식의 약 14%인 200만주이며, 관련 업계에선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를 마치고 심사 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지만, 심사 도중 매각 추진 소식이 불거지면서 승인 일정이 예상보다 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예심 결과는 청구 후 45영업일(약 2개월) 내 발표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매각설은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지배구조와 관련된 심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핑크퐁컴퍼니는 2010년 삼성출판사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된 만큼, 중복상장과 관련한 기준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앞서 SK엔무브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사업 중복성을 문제 삼으면서 상장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에식스솔루션즈도 중복상장 문제로 인해 상장예심 청구가 기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사실상 지주회사인 LS(006260)와의 사업 중복성에 대한 지적 때문이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지배구조는 LS→LS아이앤디→SEI→에식스솔루션즈로 이어진다. 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 전선 계열사 인수법인이지만, 지배구조로 보면 LS그룹의 증손자회사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에식스솔루션즈는 당초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향후 계열사 관리나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를 고려해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 LS전선은 인프라·통신에 집중하는 반면 에식스솔루션즈는 마그넷 와이어 중심으로 특수 권선에 대한 공급을 담당하고 있어 중복상장 이슈로부터 자유롭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도 있다.
 
무신사의 경우, 최근 주요 증권사들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면서 상장 채비에 나섰다. 이후 상장예심을 거치는 등 현실적인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초 상장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무신사도 당초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해외 증시 상장을 염두에 뒀지만, 최종적으론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관련 업계에선 무신사가 10조원의 몸값에 도전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아 미지수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외의 통화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공모주 투자는 미달 리스크를 우려할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어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저금리 사이클 전환과 함께 IPO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되면서 그동안 상장을 연기했거나 철회했던 기업들이 IPO 시장 문을 두드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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