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장세 속 개인 매수세 본격화 '아직'…"불장, 상승 여력 남았다"
국내 증시 4000선 가시권…예탁금은 사상 최대 후 숨고르기
반도체 중심 상승 속 밸류에이션 격차 확대…중소형주 반등은 아직
2025-10-20 16:08:34 2025-10-20 17:07:38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 자금은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대기자금이 풍부한 상태인데요.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는 동안 개인은 매수세가 본격화하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76조537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달 13일 80조190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한 후 소폭 감소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대기자금 성격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수치입니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 상승에 힘입어 나날이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4000포인트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입니다. 코스피는 지난 16일 3700을 경신한 데 이어 이틀 만인 20일에도 3814.69로 사상 최고치에 마감했습니다. 무역 긴장 완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개인 매수세가 본격화하지 않아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1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6조4578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6조1837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대형주 상승세만큼 중소형주가 함께 오르는 모습이 돼야 안정적으로 오름세가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아직도 상승 여력이 남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 매수세가 본격화하지 않은 이유는 차별화 장세 때문으로 보입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을 살펴보면 반도체 업종은 +28.3%인 반면 헬스케어 업종은 –9.9%"라며 "코스닥 바이오텍 역시 최근 IT 수급 쏠림 현상으로 투자자의 고민이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 실적전망 상향 조정에 따른 결과물이다. 문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가상승이 빨라지면서 시가총액 규모, 섹터별로 주가 차별화가 극심해졌다는 점"이라며 "반도체 PBR은 2021년 1월에 기록했던 최고치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짚었습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등 대형주는 주가 수준이 크게 올라, 앞으로 12개월을 기준으로 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24배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는 2021년 6월 기록했던 1.23배를 이미 넘어선 수준입니다. 반면 소형주는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소형주의 12개월 선행 PBR은 0.50배로, 과거 평균치인 0.70배에도 못 미치며 밴드 하단 구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처럼 2025년 들어 대형주와 소형주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것은, 실적이 얼마나 뚜렷하게 보이느냐(이익 가시성)의 차이에 따라 시장이 종목을 가려 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도 증시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6년 코스피 반도체 제외 업종의 순이익은 167조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2026년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 주도의 코스피 상승 추정치는 6%다. 2026년 코스피 반도체와 반도체 제외 업종 합산 기대 수익률은 15%로, 이를 현재 지수에 적용 시 2026년 코스피 상단은 4300포인트로 제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인식도 우호적인 분위기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미팅 중 반응을 종합해보면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도 및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직도 국내 신규 투자하려는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향후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증시 강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진=챗GPT)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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