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넥스트증권, 'AI' 무기로 리테일 도전장…차별화가 관건
대형사 중심 시장 굳건…후발 증권사 '입지 확보'난항
"리테일 시장, 잔고 유지율과 거래 지속성이 성패 좌우"
2025-10-22 13:50:28 2025-10-22 16:06:30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우리투자증권과 넥스트증권이 경쟁이 치열한 리테일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각각 금융지주 시너지와 빅테크 출신 경영진의 기술 역량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미 대형 증권사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 중인 만큼 차별화와 수익성 검증이 관건으로 꼽힙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차세대 '우리WON MTS'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번 개편을 통해 AI를 활용한 투자 정보 자동 요약·분석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AI가 뉴스·리포트·해외 공시 데이터를 요약하고 관심 종목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선별해 보여주는 구조이며 복잡한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탐색해 선행·시즈널·모멘텀 종목을 차트 형태로 제시하는 기능도 포함됐습니다. 
 
또한 미국 최대 투자자 커뮤니티인 '스탁트윗츠(Stocktwits)'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제휴를 맺어 미국 현지 투자자들의 실시간 투자심리와 시장 분위기를 번역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뉴스 전문사 '엠티뉴스와이어스(MT Newswires)'와 협업해 해외 시장 특화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도 포함됐습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생이지만 4위권 대형 은행이 뒤에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이어 "리테일 시장이 결코 쉬운 환경은 아니지만 AI를 통해 트렌드를 선별하고 리포트를 요약하는 등 세밀한 서비스 고도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아직 복합 점포를 갖추지 못한 만큼, 그룹 차원의 협업 체계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기능 강화 외에 그룹 차원의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리테일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과 넥스트증권의 광고. (사진=각 사)
 
넥스트증권은 2023년 말 SI증권에서 사명을 바꾸고 리테일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토스증권 출신 김승연 대표 체제 아래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AI·영상형 MTS를 구축 중입니다. 투자자의 관심 종목과 거래 패턴을 분석해 15~20초 길이의 개인 맞춤형 투자 콘텐츠를 영상 형태로 제공하고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AI 기반 투자 플랫폼'을 통해 정보 탐색부터 매매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카오뱅크(323410) 초기 멤버였던 고재도 전무를 테크본부장으로, 토스·KB라이프 출신 김희균 CISO를 영입해 기술·보안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넥스트증권 관계자는 "토스처럼 슈퍼앱 내 부가 기능이 아니라 영상 중심의 독립형 콘텐츠 MTS로 접근하고 있다"며 "AI·커뮤니티·투자를 융합해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후발 주자들의 시장 안착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AI 분석이나 소수점 거래 등은 이미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제공하는 기능으로 이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긴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작년 8월 해외 공시 번역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5월부터 AI가 해외 뉴스·공시 정보를 자동 선별·요약하는 'AI 이슈체크' 기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016360) 역시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엠팝(MPOP)'을 통해 지난해 9월 'AI 실적 브리핑' 서비스를 시작으로 10월에는 'AI 해외뉴스 Top15', 올해 8월에는 'AI 해외 공시 요약 및 번역'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NH투자증권(005940)도 지난해 9월 AI 차트 분석 서비스 '차분이'를 선보인 데 이어 AI 투자 분석 플랫폼 '터미널 엑스(Terminal X)'를 도입하고 글로벌 투자정보 플랫폼 시킹알파(Seeking Alpha)와의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리포트와 분석 콘텐츠를 강화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라는 포장은 화려하지만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차별화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리테일 시장은 앱 다운로드 수보다 잔고 유지율과 거래 지속성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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