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개매수 판 흔들린다…신한투자증권이 신호탄
온라인 청약 도입한 신한, 신세계푸드 공개매수 주관
시장 강자 NH 주춤한 사이 경쟁 증권사 시장 진입 시도
한 번의 수임으로 파생 딜까지…증권사 경쟁 격화 전망
2025-12-16 16:25:38 2025-12-16 16: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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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이마트(139480)신세계푸드(031440) 공개매수를 주관한다. 이번 딜은 공개매수라는 증권업계 시장 판도 변화의 시작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존 공개매수 시장 강자는 NH투자증권(005940)이었다. 하지만 최근 관련 업무 담당 임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수사로 위축된 분위기다. 게다가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의 공개매수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신세계푸드 공개매수 주관
 
16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사회를 열어 식자재 공급 자회사 신세계푸드에 대한 공개매수를 승인했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의 지분 55.47%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새해 1월5일까지 유통주식 전량인 신세계푸드 146만7319주를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주당 매입가격은 4만8120원으로 책정됐다. 공시 직전 영업일 12일 종가(4만100원) 대비 20% 높은 수준으로 전액 매수 시 이마트의 지불 금액은 706억원 규모다.
 
이번 공개매수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신한투자증권이 신세계그룹 공개매수 주관을 맡은 것은 이번 두 번째다. 지난해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공개매수 당시에도 신한투자증권이 주관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6월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서 공개매수 주관시장이 증권업계 기업금융(IB)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지만, 공개매수 시스템 부재는 신한투자증권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신세계건설 공개매수에선 투자자들의 저조한 호응이 문제가 됐다. 상장폐지를 위한 95% 지분 확보를 위해 필요했던 190만4066주 중 공개매수 신청을 한 주식은 137만4841주에 그쳤다. 이에 이마트와 신세계건설이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주식교환하고서야 상장폐지가 가능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시스템 구축 이후 첫 공개매수인 신세계푸드 딜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시장 진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발행어음 인가와 발맞춰 커버러지 딜 주관 역량 확대에 힘쓰고 있다”라며 “이번 향후 공개매수 시장에서 딜 수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공개매수'
 
공개매수는 특정기업의 경영권 확보 또는 지분구조 개편을 위해 일정 기간 가격과 수량을 정해 다수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2024년부터 발발한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진=NH투자증권)
 
현재는 NH투자증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바탕으로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의 공개매수부터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까지 주관했다. 실제 15일 기준 공개매수를 위한 신고서 제출 기업 21곳 중 13곳의 대표 주관사가 NH투자증권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의 아성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발단은 지난 10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조사다. 조사단은 고려아연을 비롯한 공개매수 딜에서 NH투자증권 임원이 사전에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혐의를 받는 NH투자증권의 임원은 IB 부문 핵심 임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앞두고 전 임원 주식 거래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공개매수 관련 임원 이하 실무진의 이탈이다. 현재 남아 있는 인원도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공개매수는 NH투자증권이 추구하는 ‘패키지딜’의 산물이다. 패키지딜은 자문에서 시작해서 자금 조달과 포트폴리오 개편 등 다양한 딜을  연계해 수임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임원뿐 아니라 딜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실무진의 폭도 넓고 중요도도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NH투자증권 입장에선 한번 삐긋한 것일 수 있지만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일련의 사태로 이직을 고민 중인 인력을 경쟁 증권사에서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우려했다.
 
발행어음 신규 인가에 공개매수 시장 경쟁 격화 조짐
 
신한투자증권의 신세계푸드 공개매수 주관은 이전 신세계그룹에 대한 커버리지 경험이 한몫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의 부재도 주된 이유로 분석되기도 한다.
 
공개매수 핵심 요소는 투자자 호응이다. NH투자증권은 이 점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갖춰 시장을 선도했다. 현재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구축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016360)미래에셋증권(037620), 신한투자증권이 있다. 이들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일련의 사태로 주춤하는 사이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발행어음 운용규제 개선안 (사진=금융위원회)
 
최근엔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 등장도 경쟁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발행어음 인가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절반을 기업금융에 투입해야 한다. 공개매수는 주관뿐 아니라 인수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딜을 동반한다. 투자처 발굴에 고민인 증권사 입장에선 공개매수 주관은 한 번의 주관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딜까지 수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개매수 딜 하나를 주관하면 인수금융을 비롯해 금융자문과 지배구조 개편까지 다양한 딜이 딸려 온다”라며 “최근 발행어음 인가 이후 투자처 발굴에 갈급한 증권사들의 공개매수 시장 진출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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