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ECM리턴즈)①쪼개기 논쟁 속에서도 IPO는 왜 필요했나
대형 IPO 재개 속 '쪼개기 상장' 논쟁 재점화
유일한 대규모 자금조달처 IPO, 주주 설득 관건
2026-02-09 06:00:00 2026-02-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5일 17: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증시 호황으로 기업금융(IB) 시장에서는 주식자본시장(ECM)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미뤄졌던 기업공개(IPO)가 재개되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 역시 ECM 주관 역량에서 나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2026년 ECM 시장의 현황을 점검하고 IPO가 향후 기업들의 핵심 자금 조달 창구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IPO 시장은 상반기부터 대형 IPO의 등장으로 다시금 기대감이 높아졌다. 상장을 미뤄왔던 기업들의 IPO가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 당국의 ‘쪼개기 상장’ 견제 기조 속에서 시장은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자금 조달 사이에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다만 이 같은 논쟁 이면에는 한국 기업의 구조적인 자금 조달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모회사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없이는 IPO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대감 높아진 시장, 대형 IPO 재개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앞서 케이뱅크는 이어 12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20일부터 23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이다.
 
 
케이뱅크의 IPO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앞서 2023년 2월과 지난해 1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증시 부진을 이유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 활황 속에 다시 상장 추진에 나섰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주당 8300원~9500원이며, 6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직전 시도 당시 8200만주 공모 계획 대비 규모를 크게 줄인 것이다.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HD현대로보틱스,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SK에코플랜트 등이 주요 IPO 후보로 거론된다.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11번가, 야놀자 등도 잠재적 상장 후보군으로 평가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3월 IPO 시장 예상공모 금액은 최대 8000억원대로 케이뱅크와 같은 대형 IPO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2월까지는 소강국면이었지만, 3월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쪼개기 상장 논란…IPO는 왜 불가피한가
 
대형 IPO의 재개 움직임으로 IPO 시장은 오랜만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최근 대기업 계열사의 ‘쪼개기 상장’에 제동을 걸면서 시장의 대어 출현은 한동안 당국의 설득이란 숙제를 떠안게 됐다.
 
LS그룹 본사 (사진=LS)
 
지난 1월26일 LS에식스솔루션즈는 상장 신청 철회를 결정했다. 공모 규모 3000억원, 예상 시가총액 1조4500억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중복상장’ 언급 이후 모기업 LS가 IPO 전략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계획이 중단됐다.
 
그간 대기업 신사업 법인 기업분할과 IPO은 기존 모기업 주주들의 주주권 훼손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계열사들이 IPO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산업 구조적인 측면인 이유가 크다. 채권을 발행하지 않고 자금 조달을 이룰 수 있는 자금조달처는 사실상 IPO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한국 주식시장 역사상 최대규모 IPO는 LG그룹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다. 상장 추진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은 6조원, 현금성자산은 1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 공장 건립에 3조원, 애리조나 공장 건입에 7조2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당시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사업이익으론 자체 조달이 불가능했고, 수조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었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051910)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IPO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공장 건설이나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산업 기업이 대규모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조달처는 사실상 IPO 아니면 유상증자 밖에 없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신사업에 나선 대기업 계열사의 IPO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대형 IPO, 해법은 ‘차단’ 아닌 ‘보완’
 
한국거래소는 현재 ‘자회사 중복상장 심사 가이드라인’ 초안 마련에 나섰다. 1분기 중 발표될 예정으로, 모회사 주주에 대한 보상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추진되는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 IPO는 적어도 이번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가이드라인 공개 이후엔 그에 맞춘 IPO 준비가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기업 자회사 상장을 전면 차단하기보다는, 모기업 주주에 대한 실질적 보상 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환경에서 IPO 자체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IPO 시장에선 IPO 공모주 물량 일부를 특정 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일정 기간 보유하게 하는 '코너스톤' 제도의 대상을 일반 주주까지 확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상헌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추진 중인 가이드라인은 중복상장 규정이 이전보다 강화돼 향후 대기업 계열사 IPO의 난이도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모회사 매출 기여도가 적다는 점뿐만 아니라 모회사 주주에게 실질적 혜택이 제공되는 방향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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