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값 인상 현실화…업계 ‘플래그십에 집중’
메모리 가격 급등…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 확대에…고부가 제품으로 대응
2025-12-24 14:44:53 2025-12-24 15:54:17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모바일 제조사들이 원가 부담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업계 전반에서 비용 증가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신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서 국내 업체들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원가 상승 배경이 구조적 요인인 만큼, 가격을 유지하더라도 마진율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플래그십(최고급) 모델 중심의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Z 트라이폴드 미디어 브리핑이 진행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화면에 뉴스토마토 홈페이지가 띄워져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신제품 ‘샤오미17 울트라’를 공개할 예정인데, 출고가가 인상될 전망입니다. 루웨이빙 샤오미 그룹 사장은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메모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원가 압박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기 시작한 셈입니다.
 
샤오미 외에도 다수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외신을 인용해 “지난 10월 이후 샤오미, 오포, 비보, 아너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의 신모델 가격이 사양에 따라 100~600위안 인상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스마트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달 출시한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판매 시작 5분 만에 완판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제조 난도와 원가 부담 등의 이유로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비 등을 다 감안했을 때 현재 물량을 파는 것만으로는 마진율 판단이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플래그십 위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내세워 실적을 방어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 수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가격이 3분기부터 본격 반등했고, 4분기에는 인상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재료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수익성이 좋은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플래그십 중심 전략이 실적 방어를 넘어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플래그십 제품에 전략적 역량을 집중하는 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브랜드 차별화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와중에 오히려 초프리미엄 플래그십 제품이 주목받는 현상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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