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광고 '주의보')AI 의사 걸러냈더니 연예인 불러 허위·과대 광고
점검 두 달도 안 돼 부당광고 12곳 적발…판매금 84억
트로트 가수가 광고한 제품, 건기식 아닌 과채가공품
'개별인정형 원료 건기식이 간이식보다 낫다' 허위광고
2026-01-09 15:17:29 2026-01-09 15:17:29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의사 등 가짜 전문가를 동원한 허위·과대광고 근절을 위한 단속이 진행되고 입법이 추진되자 연예인을 등장시키는 허대·과대광고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대부분 강력한 효능을 낼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과일과 채소를 가공한 식품입니다.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짜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수술보다 제품 복용이 낫다는 거짓 홍보를 하기도 합니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8일부터 같은 해 12월 12일까지 온라인 식품 부당광고를 점검한 결과 12개 업체가 AI로 생성한 전문가 영상을 활용해 부당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업체는 일반식품을 비만 치료제와 같은 기전이라고 광고하거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혼동·오인케 하는 식으로 84억원어치의 식품을 판매했습니다.
 
두 달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인데도 80억원이 넘는 판매대금을 기록할 정도로 AI 가짜 의사 광고가 활개를 치자 정부와 국회는 대응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AI 광고를 별도로 분류·집계하는 한편 관련 부처와 제도를 개선키로 했고, 국회에선 의약품 오인 광고를 막기 위해 약사법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가상의 전문가를 이용한 허위·과대광고가 집중 감시 대상에 오른 반면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는 여전히 SNS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간 스케일링한다더니 과채가공품
 
트로트 가수 S씨가 모델인 제품 '니코알 솔루션'은 숙취를 잡는 간 스케일링제를 표방합니다. 판매 사이트를 가 보면 오르니틴염산염이 몸에 해로운 독성물질, 암모니아를 배출대사인 요소로 활성화해 변환시킨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적응과 축적, 적용을 위해선 3개월 이상 꾸준한 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S씨가 나오는 영상 광고물을 보면 AC오르니틴이 간에 쌓인 알콜 찌꺼기를 쪼갠 후 이뇨작용으로 몸 밖으로 빼내는 생명공학 분야 유일 이중특허 성분이라고 설명합니다. AC오르니틴은 제품 성분인 오리니틴염산염으로 해석됩니다. 또 다른 성분인 ELC40은 손상된 간세포를 회복시키고 혈관 건강을 보호한다고도 합니다.
 
두 성분은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원료 정보에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니코알 솔루션이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제조사는 식품 유형을 과채가공품으로 기재했습니다. S씨가 직접 "믿음이 간다"고 말한 제품이자 강력한 토탈케어를 제공한다는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식품이었던 겁니다.
 
식약처는 일반식품 광고시 간 기능 개선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면 부당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근거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법 8조를 보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거나 식품 등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는 금지됩니다.
 
간 이식 수술보다 낫다는 건강기능식품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H씨, 코미디언 G씨가 모델을 맡은 '알클리버'는 개별인정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제품 핵심 성분은 새싹보리추출물로 지난 2023년 개별원료 인정을 받았습니다. 기능성 내용을 보면 이 원료는 알콜로 인해 증가된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제품 모델인 H씨는 "한 번만 먹으면 정말 숙취가 없어지는 게 느껴진다"고 홍보합니다. 개인의 경험을 얘기한 만큼 허위·과대광고로 볼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제품 판매처에서도 성분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문구가 있긴 하지만 문제가 될 소지는 찾기 어렵습니다.
 
알콜로 인해 증가된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원료 새싹보리추출물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광고 장면. 광고에 등장한 남성은 간 이식 수술에 비해 제품 복용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사진=SNS 캡처)
 
허위·과대광고는 정체 불명의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에서 확인됩니다. 알클리버 제품 효능을 설명하는 이 남성은 "원래 회복이 안 되는 간을 70% 이상 복원하는 건 세계 최초"라며 "솔직히 간 이식이나 수술에 비해 이게 훨씬 더 확실하다"고 말합니다. 이 남성은 또 "효소수치(간수치)가 100이나 200이던 환자분들도 술을 끊지 않고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이건 말 그대로 캡슐 형태의 수술과 같다"고도 합니다.
 
이 역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8조에 따라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합니다.
 
식약처 "연예인 활용 부당 광고, 벌칙 적용 대상 될 수 있어"
 
연예인 등 유명인을 부각한 허위·과대광고는 예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식약처는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한 허위·과대광고가 문제로 불거지자 식약처는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더라도 허위·과대광고나 체험기가 포함된 사진, 영상을 게시하거나 이를 활용해 광고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예인을 활용한 허위·과대광고 부당성 여부를 묻는 <뉴스토마토> 질문에 "누구든지 식품 등에 대해 부당한 광고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연예인을 활용해 식품 등에 대해 부당한 광고행위를 한 경우 행정처분 또는 벌칙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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