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정부가 상속세 물납으로 확보한 넥슨그룹 지주회사 NXC 주식이 한국형 국부펀드로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반복된 매각 실패로 처리에 난항을 겪어온 대규모 비상장 지분을 국부펀드로 넘겨 장기 운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여러 차례 유찰로 매각이 지연된 자산을 국부펀드가 떠안는 구조를 두고 수익성 논란도 제기됩니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담긴 국부펀드 조성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상속·증여세 물납으로 보유 중인 주식을 현물출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NXC 주식은 물납주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으로 꼽힙니다.
해당 지분은 넥슨 창업자 고 김정주 회장 유족이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하면서 정부가 확보한 NXC 지분 약 29.3%입니다. 정부는 해당 지분의 가치를 약 4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는데요. 그간 온비드 공매 방식으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비상장 주식이라는 특성 및 거래 규모 부담 등으로 세 차례 유찰되며 매각이 성사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매각 대신 국부펀드로의 이관으로 선회한 상태입니다. 자산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국부펀드에 이관하고, 이후 기업가치 상승과 주식 배당 등을 노려 전략적으로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되는데요.
국부펀드에 현물출자를 한 뒤 지분을 장기 보유하면서 기업가치 상승과 배당수익을 도모하고 적절한 시점에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실제 정부는 NXC 지분을 통해 이미 배당수익을 거둔 바 있습니다.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년간 세 차례에 걸쳐 NXC로부터 총 127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습니다. 매각이 지연되는 동안에도 일정 수준의 현금 흐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국부펀드 편입의 근거로 제시됩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복된 유찰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자산을 국부펀드가 품는 것이 과연 '국부 증식'이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느냐는 의문입니다. 무엇보다 장기 보유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국부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또 비상장 대형 지분 특성상 공정가치 산정, 매각 시점,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복된 유찰로 매각이 쉽지 않은 자산을 즉각 처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비상장주식은 공시가 제한되고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은 자산으로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는 국부펀드의 성격과 과연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 교수는 "감사 기능이나 거버넌스의 투명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는다면 국부펀드 운용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러한 전제가 제대로 갖춰진 경우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일반투자자 관점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부펀드가 비상장 대형 지분을 핵심 자산으로 보유하는 구조에 대한 논란 역시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담긴 국부펀드 조성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상속·증여세 물납으로 보유 중인 주식을 현물출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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