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 민주당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소상공인위원장)과 전국소상공인위원회 관계자들이 모여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나타난 탈팡 현상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쿠팡 개인정보 사태 이후 광고비는 그대로 나가는데 매출은 한 달 만에 30% 넘게 급락했습니다. 지금은 하루 주문이 15건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대로 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데, 쿠팡은 광고를 올리면 노출이 많아진다고 권유했고 마진을 거의 포기하고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가격을 더 낮추지 않으면 아이템 위너에서 제외하겠다는 압박이 시작됐고 결국 남은 건 창고에 쌓인 재고뿐입니다." (쿠팡 사태 피해 입점주 최혜경)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탈팡' 현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들이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쿠팡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일부 업체는 매출이 최대 90%까지 급감하고 주문이 사실상 중단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쿠팡은 판매자에게 여전히 단가 인하만을 요구할 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탈팡으로 매출 90% 줄어…책임은 왜 소상공인만
14일 오전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전국소상공인위원장)과 전국소상공인협회 등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피해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체감기온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추위 속에서 소상공인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태와 불공정 운영 구조를 규탄했습니다.
이날 오 의원은 "사고의 책임은 쿠팡에 있는데 피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사과와 보상 없이 피해 실체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소상공인의 생존을 담보로 한 플랫폼 성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실질적인 피해보상과 거래 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현장에서 쿠팡 사태 이후 매출이 최대 90%까지 급감한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심은섭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부위원장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매장에 주문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는 피해 점주들의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끊기다시피 했고 준비한 재고는 그대로 쌓인 현실에서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쿠팡은 제대로 귀 기울이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런 사태를 쿠팡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덕현 서울특별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이 쌓아온 판매 데이터 위에 자사 PB 상품이 올라오는 현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과 수루료 정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상 기준과 절차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 민주당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소상공인위원장)과 전국소상공인위원회 관계자들이 모여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나타난 탈팡 현상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정계 인사들의 규탄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나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변인은 "대한민국에서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이라 말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쿠팡의 태도에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며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시민사회와 정부, 국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너 몰린 소상공인에 '고금리' 장사…불공정거래 규탄
현장에서는 매출 감소 피해 외에도 △최대 90일의 납품 대금 지연 △대금 지연을 활용한 연 18% 고금리 대출 △최대 9%에 달하는 광고비 수취 △자사 PB 우대를 위한 알고리즘 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은 60일인 정산 주기를 넘겨 90일까지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상공인위원회는 쿠팡은 60일에서 90일이라는 정산 주기를 운영하면서 빠른 정산을 원하면 추가 수수료로 요구하고, 자금이 필요한 업체에 최대 연 18.9%의 고금리 대출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들의 현금흐름이 막히도록 구조를 짜놓고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에서 3%대에 빌린 자금을 활용해 고금리 대출을 내주는 행태를 벌였다는 건데요. 공정위는 이 같은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올해부터 직매임 정산 시한을 상품 수령일로부터 30일 이내로 줄일 방침입니다. 하지만 그간 쿠팡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소상공인 피해 대책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는 2월 말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 받고, 사실 관계를 규명해 명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할 방침입니다. 오 의원은 "피해 사례를 2월까지 받는데, 1월 말 정도에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는 등 피해 구제를 위해 지속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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