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향남제약공단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노사 현장 간담회.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에 드라이브를 걸자 산업계는 노동조합을 동원해 새로운 바리케이드를 쌓았습니다. 개편안 시행 강행이 연구개발 위축으로 이어져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노조는 특히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을 정부의 노동관과도 연결지어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5개 제약 단체가 모인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경기 화성시 향남제약공단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노사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을 성토했습니다.
정부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인 제네릭 약가를 올 하반기부터 40%대로 낮추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제네릭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산업계의 신약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강경책입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28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제도 개편안이 보고되자 같은 해 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네릭 약가 인하로 최대 3조6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선 약가제도 개편안이 일자리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박지만 비대위 대외협력부위원장은 "(제네릭) 약가 인하 시 손실 보전을 위해 저가의 해외 원료로 전환될 경우 국내 원료 산업은 고사할 것"이라며 "이러한 매출 급감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노조도 같은 주장을 펼치면서 제네릭 약가 인하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덕희 일동제약 노조위원장은 "약가 인하 개편으로 올 하반기 이후 제약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져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저하는 불을 보듯이 뻔하고, 고용 불안 위기로 이어져 노동자들의 삶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간접고용은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정부의 노동관을 비판하면서 일방적 정책 추진 대신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한국노총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는 성명서를 내고 "제약산업은 연구·생산·품질·영업 등 다양한 직종의 숙련 노동이 결합된 산업으로, 한번 무너진 고용과 기술력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노동을 비용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약가제도 개편과 제약산업 구조 변화 논의를 위해 노동계, 정부, 국회, 경영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 또는 노·사·민·정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비대위는 "대규모 약가 인하 등 정부 개편안이 이대로 강행될 경우 국내 제약산업의 사실상 붕괴는 물론 국민의 선강과 생명마저 극히 위태롭게 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의약품 품질 혁신을 위한 설비 투자와 인프라 개선, 연구개발은 멈춰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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