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제3금융중심지 후보지로 지목된 전북혁신도시에 주요 금융사들이 진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곳을 언급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인데요. 전북에 대한 금융권의 투자 실효성이 크지 않은 만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금까지 금융중심지 추가 선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서울·부산 등 기존 중심지의 경쟁력 제고가 먼저라는 판단입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은 전북혁신도시 진출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전북혁신도시는 전주와 완도 경계에 조성돼 있습니다.
KB금융(105560)지주는 지난달 28일 전북혁신도시에 은행·증권·손해보험·자산운용 계열사를 집결시키는 'KB금융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근무 인력 150명에 더해 100여명을 추가 배치해 총 250여명 규모의 인력이 상주하는 금융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이제서야 지방이전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나요"라며 "국가균형발전 조금 더 힘을 냅시다. KB그룹에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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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055550)도 전북혁신도시에 자산운용·자본시장 비즈니스 전반을 수행하는 종합 허브를 구축하겠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운용·수탁·리스크·사무관리 등 자본시장 전 밸류체인을 이곳에 이식해 '자산운용·자본시장 핵심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신한금융은 현재 상주하고 있는 자본시장 전문 인력 130여명에 더해 향후 3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그룹 거점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KB금융보다 50여명이 더 많은 규모입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0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전주로 이전했는데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느냐"고 물으며 기금 운용 과정에서 지역 기여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음에도 금융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 현실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입니다.
이후 전북혁신도시 금융중심지 논의는 빠르게 확산했는데요. 전북도는 금융위에 제3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지역 숙원이면서 이 대통령 공약이기도 합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대통령 한마디에 판이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선제 대응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는 오는 3월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과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실제 지정 여부를 두고는 신중한 기류입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19년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전북의 준비 상황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당시 금융위는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시 서울과 부산으로 집중되어야 할 금융 핵심 역량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추가 지정의 실익이 낮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특히 전북 추가 중심지 선정에 대해 "농협 등 특정 기관 이전에 기대기보다 농생명과 연기금을 결합한 특화 모델을 논리적으로 구체화하고, 금융사가 자발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정주 여건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권고했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2023년에도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2023~2025)'을 통해 "금융중심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 대안의 하나로서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도 고려 가능하다"면서도 "기존 금융중심지의 내실화가 중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보고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일정을 감안하면 이르면 1분기 말께 금융중심지 추가 선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추가 선정 논의가 본격화할수록 다른 지역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어 정쟁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3금융중심지가 선정되기도 전에 금융권에서 앞다퉈 전북혁신도시 진출 계획을 밝히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발언과 지방선거 등 선거철이 맞물리면서 금융중심지 추가 선정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KB금융, 신한은행 건물 전경. (사진= 각 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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