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한국가스공사(KOGAS)가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됩니다. 지난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홍의락 전 의원이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선 의원 및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한 홍의락 내정자의 등판에 조직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지만 새 경영진 출범은 전임 경영에 대한 평가와 맞닿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공기업 첫 수장 교체라는 점에서 홍의락 체제가 가장 먼저 마주해야할 과제는 ‘지난 3년’에 대한 냉정한 진단입니다. 자리에서 물러난 최연혜 전 사장은 윤석열 정권인 2022년 말 취임 당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과 미수금 누적, 재무 악화라는 위기 속에서 가스공사를 맡았습니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023년10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영평가 등급 널뛰기…중대재해 경고
최연혜 체제의 3년 재무성과는 ‘반등’보다 ’변동성’이 컸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가스공사의 경영평가 등급은 2023년 미흡인 D등급에서 2024년 B, 2025년 C로 널뛰기를 했습니다. 불과 2년 사이 D→B→C를 오간 것은 경영 개선의 지속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특히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 외부 환경 변화에 힘입은 단기적 재무 개선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공기업의 평가는 재무제표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최 전 사장이 이끈 3년은 인사, 조직문화, 스포츠단 운영 등을 둘러싼 여러 잡음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조직 안팎의 시선이 냉담한 것도 사실입니다.
2022년 12월 취임 이후 조직 안팎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표현으로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취임 당시 제시했던 ‘새 부대’ 비유의 맥락은 임기 동안 인사와 조직문화, 내부 통제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역설적으로 최 사장 리더십의 실기를 비추는 거울이 된 셈입니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024년12월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논란만 자초한 '인사·조직'
당시 인사 쇄신은 조직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 잦은 보직 변경, 의사결정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조직 내부에서는 인사 운영의 공정성과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관련 보도가 잇따르면서 논란은 수면 위로 부상한 바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가스공사 내부에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발령이 반복됐다는 문제 제기가 부각됐습니다. 2025년 말 ‘상식을 초월한 인사발령’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특정 보직 이동과 인사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져왔습니다. 업무 전문성과 무관한 보직 배치,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 조치 등이 내부 반발을 불러왔다는 주장입니다.
공기업 인사는 단순한 보직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인사의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 무너지면 구성원들의 신뢰와 사기는 물론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성과와 전문성보다 다른 기준이 우선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언론 보도와 제보를 통해 제기된 것으로 공사 측은 당시 인사가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조직문화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2025년 들어 내부 괴롭힘과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 지연, 조직 내 갈등 문제 등이 잇따라 지적돼 왔기 때문입니다. 내부 갑질과 괴롭힘, 비리 제보에 대해 감찰 라인의 조사가 지연되면서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의혹 등 내부 비리 및 인사 난맥상에 대한 취재 질의 과정에서 비판 보도를 이어가던 언론과 벌인 대외 소통 방식 및 대응 적절성 문제는 가다듬어야 할 소통 과제로 꼽힙니다.
2025년12월15일 대구에 위치한 대구체육관에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프로농구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페가수스프로농구단, KBL 제재까지
또 하나의 오점은 가스공사의 대구 페가수스프로농구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논란입니다. 일반 기업이라면 스포츠단 운영 문제로 끝났을 사안이나 조직 의사결정과 리더십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가스공사의 대외 신뢰를 흔든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논란의 출발은 국가대표 센터 ‘라건아 선수’ 계약 과정입니다. 가스공사는 계약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KBL 이사회가 의결한 선수 계약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KBL은 지난 2024년 7월 가스공사에 제재금 3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프로농구 리그에서 공기업 구단이 이사회 결의사항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라건아 선수 계약을 둘러싼 갈등은 부산 KCC와의 정면충돌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양측은 계약 경위와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공개 공방을 벌였고 갈등은 결국 형사 고발로까지 비화돼 왔습니다. 부산 KCC는 가스공사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구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고 단순한 선수 영입 분쟁은 프로농구계를 대표하는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스공사는 유도훈 감독, 이대성 선수 이적 문제에 이어 라건아 사태까지 연이어 구설에 오르며 ‘바람 잘 날 없는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스포츠단은 공기업의 사회공헌과 브랜드 이미지를 대표하는 얼굴로 통합니다. 그러나 스포츠단 운영의 기본인 ‘인사 및 계약 행정’이 전문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경영진의 일방적인 지시나 미숙한 처리로 논란만 자초했다는 평가입니다.
선수 계약 하나를 둘러싼 갈등이 KBL 징계, 구단 간 법적 분쟁, 기업 이미지 실추로 연쇄 확산된 것은 위기관리와 의사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방증입니다.
내부 관계자는 “신임 사장은 대통령 임명 절차가 27일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28일 취임식을 통해 정식 출범하겠지만 일정을 명확히 알 수 없다. 휴가자가 있는 등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으로 진행 일정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홍의락 전 의원(사진=오른쪽)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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