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9차 당대회와 4월 미·중 정상회담
(황방열의 한반도 나침반) 올해 한반도 정세 가를 양대 변곡점
2026-02-06 06:00:00 2026-02-06 06:00:00
올해 2026년 한반도 정세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두 개의 대형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다. 우선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 당이 국가를 만들고 지도하는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당대회는 수령을 제외한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지난 5년을 결산하고 향후 5년간의 대내외 정책 노선을 정하는 북한 최대의 정치 행사다. 김일성 집권기인 1980년에 6차 당대회를 끝으로, 김정일 시대에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5년 주기로 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1월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2년에 집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에 7차 당대회를 열었다. 6차 당대회 이후 36년 만이었다. 김정은 시대에는, 일종의 위기관리 체제인 김정일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당 중심'의 국가 운영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행하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당 규약에 명시해 공식화하면서 핵 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했다. '당-국가 체제'인 북한은 헌법보다 당규약이 우선한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2년 뒤인 2021년 1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난 속에 열린 8차 당대회는 '현실 직시' 속 '강경 대응' 분위기로 진행됐다. 김정은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실패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선언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부터 강조하기 시작한 '정면 돌파', '자력갱생' 공식적인 국가 운영 원리로 확정한 것이다. 김정은은 이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면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안의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 '핵심 5대 과업' 완수를 지시했다. 그 뒤 북한은 이 과업을 하나하나 실현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아직 정확한 9차 당대회 개최 일자를 공지하지 않고 있으나, 이달 중순까지는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남북관계 신냉전 질서 구축"
 
이번 당대회도 8차에서 제시한 '자력갱생 자립경제', '첨단전략무기 중심 국방력 강화' 전략을 지속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역시 관심은 김정은이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해 어떤 계획을 밝힐 것인지, 미국과 남한에 대해서는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는 것인데, 전망은 어둡다. 
 
핵 관련해서 김정은은 지난 1월27일 성능을 개량한 대구경 방사포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9차 당대회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 구상을 천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낸 '북한의 9차 당대회, 정치-대남 분야 관전 포인트와 전망' 보고서에서 "'적대적 두 국가' 선언과 이를 법제도화하려는 북한의 행보에 기초할 때 당 규약 서문 중 '민족'과 '통일' 개념은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민족과 통일 개념을 대체하는 흐름에서 주목할 지점이 '한국' 또는 '대한민국', '주적' 개념이 서문에 명시될 것인가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간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관련 행보에 기초할 때 9차 당대회 시 드러날 북한의 대남 정책 기조는 '한국의 대북 영향력 차단과 남북 관계의 신냉전 질서 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약 두 달 뒤인 올해 4월에는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지난해 10월30일 부산에서 '트럼프 2기' 들어서는 처음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 가운데 열린 부산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단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는 호기롭게 선공했으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막히면서 '트럼프의 패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부산 정상회담 뒤 트럼프는 "단지 그들을 제압하는 것보다 그들과 협력함으로써 우리가 더 크고 더 우수하며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4일 시진핑과 통화한 뒤, 4월 방중 "내가 무척 고대" 표현
 
이어 지난해 12월5일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도, 중국에 대해 군사 분야에서는 제1도련선(일본 열도와 오키나와에서 대만–필리핀–믈라카 해협) 방어를 적극 강조한 반면,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미국의 경제 성장에 '전제 조건'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23일에 국방부가 발표한 '국가방위전략'(NDS)도 같은 기조였다. "미국에 유리하면서도 중국도 수용하고 공존할 수 있는 '괜찮은 평화'(decent peace)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4일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와 대만 문제,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통화 뒤 트럼프는 "방금 시 주석과 훌륭한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길고 상세한 통화였다"고 공개했다. 이어 논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내가 무척 고대하는 중국 방문을 위한 4월 출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양 정상 모두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관계, 그리고 시 주석과 나의 개인적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며, 우리는 모두 이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며 "새해에도 당신과 함께 중·미 관계라는 큰 배를 이끌고 풍랑을 헤쳐 나가며 안정적으로 전진해 더 많은 큰일과 좋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미·중 관계는 확실히 갈등 일변에도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관계로 들어섰으며 4월 미·중 정상회담도 대체로 이런 기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서 보면, 북한의 9차 당대회 대미 정책 기조가 정부가 4월 미·중 정상회담을 모멘텀 삼아 추진하려 하는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황방열 통일외교 전문위원 bangyeoulhwang@gmail.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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