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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2일 15: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준하 기자]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니텍(053350)이 유상증자 참여, 자회사 설립 등에 나서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전환사채(CB))를 대거 매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며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 드러나면서 향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이니텍 홈페이지 갈무리)
실적 타격에도 유상증자·자회사 인수 및 설립…CB 대거 매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니텍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28억원으로 전년 388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2억원에서 -23억원으로 손실전환했다. 이니텍 측은 자료를 통해 "시장환경 변화로 인한 매출 감소 및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라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변동했다. 이니텍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0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배 이상 증가했으나 최근 발표된 연간 실적에서는 당기순이익이 29억원으로 줄었다. 4분기에만 약 17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3분기까지 지분법이익 185억원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을 견인했으나, 연말 일회성 요인 등이 반영되면서 큰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니텍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안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유동자산은 1285억원, 유동부채는 33억으로 유동비율이 3870%에 달했다. 통상 200% 이상이면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은 7% 수준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 여력을 토대로 자회사 중심의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이니텍은 전자금융 보안 관련 자회사 '이니넥스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75억원을 출자했다. 이니넥스트는 지난해 9월 설립된 법인으로 자산 규모는 25억원 수준이다. 이니텍이 밝힌 유상증자 자금조달 목적 가운데 운영자금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15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접 투자하는 대신 자회사를 통해 외부기업 지분을 취득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나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자난해 하반기부터는 연이어 자회사들을 설립했다. 지난해 8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기업 '케이클원'을 10억원에 설립했고, 9월에는 '이니넥스트'를 25억원에 설립했다. 이어 10월에는 방산 시스템 기업 '쉴드시스템'을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초 이니텍은 보유 중이던
비트맥스(377030)의 전환사채(CB) 250억원6000만원에 양도했다. 비트맥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CB는 같은 해 7월 말 '그린루미너스1호투자조합'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이번 양도로 얻은 차익은 5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3분기 기준 전체 유동자산의 45%에 달했던 584억원 규모의 비트맥스 CB 비중은 이번 거래로 크게 줄어들게 됐다.
또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비트맥스의 주가도 하락 추세다. 이니텍이 보유한 비트맥스 CB의 가치에 큰 타격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지난해 10월 12만달러 이상까지 올랐으나 현재 6만달러대 중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니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CB를 매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CB를 매입할 당시보다 비트맥스의 주가가 낮아져 매각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상환 실패해 최대주주 또 변경…향후 사업 불확실성 증대
한편 최대주주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니텍의 최대주주는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에서 초이콥으로 변경됐다. 이니텍은 변경 사유에 대해 '담보제공 계약 체결에 따른 담보권 실행'이라고 밝혔다. 초이콥은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의 모회사인 에스제이제일차사모투자 합자회사에 자금을 대여했던 채권자로, 채무자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담보로 삼은 이니텍 주식 200만200주를 취득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주식은 전체 주식의 약 8.7% 규모다.
앞서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는 지난해 이니텍을 인수하면서 인수대금 642억원 중 약 442억원을 초이콥과 오션인더블유 등으로부터 차입했다. 주가가 오르면 지분을 팔아 대출금을 갚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인수 당시 8000원대였던 한 주당 가격이 지난해 말 3000~4000원대로 하락하면서 상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실제로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는 이미 지난해 11월 한 차례 대출 만기를 연장한 바 있다. 기존 11월 27일이었던 담보 제공 기간을 12월29일로 연장했으나 결국 상환에 실패했다.
이니텍은 2021년부터 2025년 초까지 KT그룹 소속으로 KT, 비씨카드, 케이뱅크 등 계열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하며 성장해 왔다. 특히 금융 IT 사업 부문은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KT에서 2차전지 소재 기업 엔켐이 최대주주가 되고, 엔켐이 한 달 만에 지분 전량을 에스제이에 넘기면서 지배구조가 수시로 흔들렸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도 향후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니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대주주가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변경이 사업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준하 기자 jha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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