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윤석열씨의 내란 혐의 1심 선고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걷힌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시선은 다시 정책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5월9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연장 가능성을 일축하며 "이미 예고된 일정"임을 재확인했는데요. 유예 종료 전 절세 매물이 증가하는 동시에, 종료 이후에는 다시 매물 잠김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 수년간 굳어진 버틸수록 유리한 세제 구조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보유 선호를 강화해 온 탓입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다음 카드로 보유세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거래 단계 세 부담을 정상화한 이후 보유 단계 과세를 손보는 수순이 유력하다는 분석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이미 보유세와 거래세를 아우르는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용역을 외부에 발주한 상태입니다. 결과는 올해 12월 도출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중장기 로드맵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이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에 공감 의사를 밝혔고,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도 지난달 "보유세·거래세를 포함한 합리적 개편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책 방향은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투자·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혜택을 축소하는 구조입니다. 동일한 1주택자라도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 설계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해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거나 누진 구조를 강화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입니다. 문재인정부식 전면 증세보다는 시장 왜곡을 부문별로 조정하는 '핀셋 접근'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입니다.
직접적인 세율 인상 외에도 선택지는 적지 않습니다.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세부담 상한 조정만으로도 체감 세 부담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금융 규제도 병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세제와 금융을 동시에 조정해 다주택 보유의 기대수익률을 낮추겠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속도 조절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7월 세법 개정안에 전면적 개편을 담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입니다.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도 변수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보유세를 '마지막 수단'으로 규정한 만큼, 정책 강도와 시점은 시장 흐름과 정치 환경을 종합해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강화는 다주택자 보유 매력을 낮춰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지만, 수요가 낮은 물건부터 나오면서 똘똘한 한 채 쏠림과 양극화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다주택자에 이어 고가주택 보유자까지 손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 개편이 당장 공론화되기보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법 개정안에 담기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6월 지방선거 이후 공감대가 형성되면 7월 세제 개편안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봄 이사철 집값과 거래량 흐름을 지켜본 뒤 전면 개편보다는 단계적·핀셋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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