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MD와 “144조” AI칩 계약…K반도체 ‘수혜’
AMD, 메타에 6GW 규모 GPU 공급
HBM4 수요 증가…메모리 3사 각축
LPDDR 수요도…생산 비중 증감 고민
2026-02-25 15:24:55 2026-02-25 15:58:0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초대형 인공지능(AI) 칩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앞서 엔비디아와 칩 공급계약을 체결한 지 일주일 만입니다. 특히 양사 모두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함께 공급하기로 하면서, K반도체가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특히 엔비디아는 저전력D램(LPDDR)을 활용한 CPU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불어 LPDDR의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AI 어드밴싱 2025’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MD)
 
24일(현지시각) 양사는 AMD가 메타에게 최대 6기가와트(GW) 규모의 GPU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AMD는 이번 계약에 따라 자사의 ‘인스팅트’ GPU를 5년간 여러 세대에 걸쳐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AMD의 에픽(EPYC) CPU, 헬리오스 서버 랙 등이 계약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AMD는 자사의 MI450칩을 기반으로 1GW 규모의 맞춤형 GPU를 올해 하반기 처음 공급하기 시작해 단계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AMD가 오픈 생태계와 호환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번 계약으로 AMD가 맞춤형(커스텀) 칩 시장에서 입지를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양사는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계약은 약 1000억달러(약 144조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에 “GW당 가치가 수백억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AMD는 성과 연동형 신주인수권을 메타에 부여했습니다. 메타는 AMD의 주가 등 조건에 따라 AMD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1억6000만주를 주당 0.01달러에 매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업계와 외신은 메타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MD와도 거래를 체결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AI칩 공급을 두고 엔비디아와 AMD가 경쟁을 벌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에는 6세대 HBM(HBM4)이 탑재되며, AMD의 MI450에도 HBM4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계약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HBM4 양산에 속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달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프레스투어 참석자가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HBM4)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모리 3사는 HBM4 시장을 두고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이달 HBM4 양산과 출하를 공식화했으며, SK하이닉스도 조만간 HBM4 출하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집니다. 업계는 올해 1분기부터 HBM4 물량이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LPDDR 시장에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메타와 체결한 계약을 통해 7세대 저전력 D램(LPDDR5X)을 탑재한 ‘그레이스’ CPU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저전력 D램의 수요처가 서버까지 확대되면서 LPDDR의 가격 상승폭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5516억달러(약 789조원)에서 내년 8427억달러(약 120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메모리 업계의 전체 생산능력(캐파) 한정적인 만큼 기업들은 HBM, LPDDR 등 고성능 D램, 범용 D램을 두고 생산 비중을 신중히 검토하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전 제품군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내기 위한 생산 비중을 조정한다는 전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의 요구 사항과 이익률 등을 고려해 제품군별 최적의 생산 비중을 계속 조정하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변화가 있진 않겠지만, 수요와 매출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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