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훈풍·주가 껑충'에도 소비 증가 효과 ↓…"고소득층에 혜택 집중"
한은, '과거 회복기에 비춰본 현 소비 국면' 보고서
산업 불균형·가계부채 탓…'K자형 양극화' 심화
2026-02-27 10:48:31 2026-02-27 10:49:16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반도체 등 수출이 늘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도 뛰고 있지만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는 과거보다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같은 혜택은 일부 기업과 고소득층으로 몰리면서 'K자형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은 26일 '과거 회복기에 비춰본 현 소비 국면 판단과 전망' 보고서를 펴내고 "(2000년대 이후 다섯차례의 민간 소비 회복기와 비교해)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에 더 크게 노출됐다"며 "소득·자산가격 등 거시여건 개선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산업간 불균형 때문에 수출 확대가 가계 소득과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 경로가 약해졌습니다.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부문의 자본 집약도와 생산 과정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후방 연관 효과가 작고,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도체 중심의 성장 혜택은 산업 구조상 대기업·고소득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은에 따르면 소득 5분위(상위 20%) 고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MPC·새로 늘어난 가처분 소득 가운데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은 약 12%로 전체 평균(18%)의 약 3분의 2분에 불과합니다. 소득이 늘어도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덜 쓰는 경향이 있어 소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도 약해졌습니다. 가계 자산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부동산은 가격 상승이 부채 확대를 동반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부의 효과'를 제약할 수 있습니다. 주식·채권·펀드 자산의 한계소비성향은 과거 평균 약 1% 수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시가총액 증가분과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 등을 적용하면 이론상 올해 민간소비를 0.5%포인트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큰 데다, 주가 상승 영향이 고소득층에 집중된 점은 소비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한은은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반등해 올해부터 점진적 개선형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 "누적된 금리인하 효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주식시장과 소비심리 호조 등은 향후 소비 회복세를 지속할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여건 개선의 소비 파급 경로가 약해진 점을 고려하면 향후 증가세가 과거와 비교해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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