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동반 상승하며 반도체 업종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 기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대표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대표주는 중동 리스크 여파로 큰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100만원대를 기록한 뒤 83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3월 초 19만원대에서 17만원대까지 조정을 거친 뒤 최근 18만원대 후반을 회복했습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200원(2.83%) 오른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때 18만9000원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은 더 컸습니다. 이날 6만4000원(7.03%) 오른 9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97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100만원선 재돌파 기대를 키웠습니다.
이번주 예정된 글로벌 반도체 이벤트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9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과 오는 18일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이 반도체 업황의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GTC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소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흐름과 메모리 반도체 성장 지속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은 AI 연산 성능을 높이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으며 메모리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됩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와 함께 사용되는 핵심 부품입니다. 일반 D램보다 가격과 수익성이 높아 AI 투자 확대는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해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01조원에서 24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174조원에서 204조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목표주가는 삼성전자 27만원, SK하이닉스 145만원을 유지했습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약 40% 이상, SK하이닉스는 50% 가까운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전망도 비슷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239조원 수준으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치를 크게 높였습니다. 같은 보고서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연간 20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언급됐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경우 두 기업의 실적 레버리지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일부 시장에서는 미국 사모 신용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중소 AI 기업의 투자 위축을 통해 반도체 수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모 신용 시장 규모는 약 2조3000억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이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블랙록과 블루아울 등 대형 사모 신용 펀드에서 환매 요구가 증가하면서 일부 펀드에서 환매 제한이 발생한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입니다. 현재 반도체 업황은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대형 기술기업 투자에 의해 견인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악재는 코스피가 다른 글로벌 증시보다 먼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급락장에서 반도체, 조선, 방산, 금융 등 주도주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주가 회복력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향후 중동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주도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거나 조정 시 추가 분할 매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