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지난달 말 보험설계사 집단 해촉(계약해지)과 수수료 부당 환수 논란으로 공동 민사소송이 걸린 AIA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AIA프리미어파트너스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민원이 제기되고 형사고소까지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소송은 2020년대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로 공룡급으로 성장한 GA업계에서 발생한 최초 대규모 공동소송입니다.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외국계 대형 생명보험사인 AIA생명이 100% 지분을 출자해 2023년 8월 국내 출범한 자회사형 GA입니다. 소속 설계사 1680명, 전국 70여개 지점(본부·지점 합산)을 보유하고 연간 매출액 1164억원을 거두는 대형 GA입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 소장, 형사 고소장, 금감원 및 공정위 민원 자료. (사진=뉴스토마토)
설계사들 공동소송 '총력전'
25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소속 A본부를 운영했던 본부장 B씨는 지난달 30일에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상대로 공동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참여 인원은 대표 원고자인 B씨를 포함해 51명이며, 이달 중 10여명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소송인단은 민사소송을 제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달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접수하고, 형사고소했습니다.
B씨가 공정거래위에 대표 민원을 넣은 지난 11일 소송인단은 금감원에도 집단 민원을 넣었습니다. 민원이 들어가면서 AIA프리미어파트너스의 정착지원금과 약정지원금 및 환수금 구조와 관련한 보충 자료도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로부터 일주일여가 지난 19일엔 AIA프리미어파트너스가 해촉된 설계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감금, 강요, 협박,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비윤리적 행위를 가했다는 이유로 공동 형사고소했습니다.
B씨는 "본 사안은 단순한 개별 위촉 계약 분쟁이나 내부 인사 문제가 아니다"라며 "특정 보험 영업 조직에 대한 전수감사 이후 대규모 해촉에 따른 고의적 조직 와해, 수수료 지급 제한, 수십억 원 규모의 대규모 환수금, 직책 강등 및 리쿠르팅 제한, 보증보험 구상 위험, 신용상 불이익을 아우른 집단적·구조적 피해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에는 보험회사 및 보험대리점의 감사·해촉·환수·보증보험 운영 과정 전반에 대한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과 적정성 검토를, 공정위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거래상 불이익 제공이나 부당한 영업활동 제한 등 불공정거래 행위 해당 여부를 각각 요청했습니다.
GA 업계에서도 이렇게 덩치가 큰 영업 조직을 공중분해시킨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GA업계 관계자는 "큰 영업 조직 하나가 이렇게 단기간에 무너지는 사례는 흔치 않다"면서 "설계사 개인 해촉이나 일부 지점 단위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100명 이상 규모의 본부가 전수감사 이후 해촉, 영업정지, 수수료 지급 보류, 자진 퇴사 등으로 사실상 붕괴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위 영업조직, 43억 환수 폭탄에 회생·파산 내몰리기도
B씨는 사 측이 지난해 3월 중순께 A본부에 대한 전수감사를 진행한 직후 단기간 내 대규모 해촉·영업정지·수수료 지급보류 조치를 단행했다고 고발했습니다. 감사 직전까지 117명으로 대형 영업 조직으로 분류됐던 A본부는 감사 직후 △60명 해촉 △15명 영업정지 △다수 자진퇴사 등으로 이날 기준 10명밖에 남지 않게 됐습니다.
A본부는 2023년 8월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설립 초기 합류해 2024년 1년여간 사 측의 주도 아래 파격적인 정착지원금과 수수료 구조를 통해 공격적인 리쿠르팅을 펴서 설계사들을 유치해 고속 성장한 영업 조직입니다.
전수감사 직전까지 회사 내부 평가에서 최상위권 실적을 기록하고 회사로부터 모범적인 성과를 선보여 공태식 대표가 직접 시상에 참석해 격려하는 등 촉망받는 조직이었는데요. 갑작스러운 감사 이후 집단 제재를 받으면서 해촉 설계사들 앞으로 발생한 보험계약 유지율 목표 미달에 따른 수수료 환수금만 약 43억원에 달했습니다.
통상 GA들은 설계사에 목표 미달 시 환수를 조건으로 하는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서울보증보험의 이행보증보험을 요구합니다. 향후 설계사가 환수금을 갚지 못하면 GA가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먼저 돈을 받아내고, 서울보증보험은 설계사 개인에게 채권추심(구상권 청구)을 집행합니다.
A본부 소속이던 설계사들은 이와 관련된 구상권 청구도 모자라 당장 감사가 이뤄진 달부터 사실상 급여나 다름없는 수수료도 지급받지 못하면서 생계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게다가 징계 사실이 GA 업계 내에 알려지면서 문제 조직, 부실 조직, 폰지 사기 및 사이비종교 연루 의혹 등의 부정적 낙인이 찍혀 타사 재위촉 과정의 불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직업 및 소득 증빙도 불가능해지면서 △신용점수 하락 △금융거래 제한 △대출 거절 등 신용 피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해촉된 설계사 60명 중 20여명은 환수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개인회생·파산·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등 신용 구제 절차에 내몰렸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민사를 넘어 금감원·공정위 등 감독기관과 형사까지 망라해 전면전으로 확산된 만큼 AIA생명을 통해 글로벌 AIA그룹 본사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회사 AIA생명 측은 "보험 소비자 보호와 모집 질서 확립이라는 원칙 아래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한 해당 감사와 사후 조치 역시 내부 절차에 따라 판단하고 조치한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회사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성실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AIA생명은 그 결과를 지켜보며 '준법 경영'과 '소비자 보호'라는 원칙이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고 덧붙였습니다.
AIA프리미어파트너스 기업 홍보영상 중에 촬영된 사옥. (사진=AIA프리미어파트너스 유튜브 캡처)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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