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혁신기업의 초과이익 배분과 공정한 경쟁시장 체제
2026-06-26 06:00:00 2026-06-26 06:00:00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서 반도체(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을 발단으로 초과이익의 배분 논쟁이 뜨겁다. 예를 들어 주주들은 기업이 거둔 이익의 처분권은 원칙적으로 주주에게 있다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에 반대한다. 반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은 본질적으로 대한민국의 구성원과 사회간접자본 및 조세감면 등 정책 지원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에서 그 초과이익은 사회적 분배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한 관련 부처 장관의 입장도 상이하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업 이윤은 최우선적으로 생산적 재투자에 활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방법으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도입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요컨대 초과이익의 배분 문제는 결국 그 초과이익이 ‘주주와 기업의 이익인가?’ 아니면 ‘사회 구성원의 이익인가?’로 귀결된다. 초과이익이 오롯이 주주와 기업의 몫이라면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처분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사회 구성원의 이익으로 본다면 합리적인 배분 방안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전쟁 기간 중 초과이익세(Excess Profits Tax)를 과세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EU를 중심으로 에너지 기업에 대한 임시 연대기여금(Temporary Solidarity Contribution)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추가 과세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미국 등의 초과이익세와 EU의 임시 연대기여금은 전비 조달을 목적으로 전쟁 기간 중에만 시행한 ‘임시적 과세(Temporary Tax)’ 또는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초과이익을 얻는 기업에 대한 ‘제한적 과세(Limited Tax)’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 등의 초과이익 배분 방안으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업 등이 미국의 군수 기업이나 EU의 에너지 기업과 달리 혁신 성장의 과실로서 초과이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막대한 초과이익을 창출하는 산업들의 부상이 기존 조세 및 분배 체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며 “초과세수의 일부를 활용해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도 유용한 정책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도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기업의 초과이익이 아니라 그로부터 발생하는 초과세수의 활용 방안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의 초과이윤 배분을 둘러싼 토론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주목해야 할 것은 기업의 초과이익을 혁신 성장의 산물이자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혁신 성장이 지속되어야 배분 가능한 초과이익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초과이익(혹은 초과세수)의 배분 방안을 마련함에 있어서 혁신 성장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조지프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새로운 재화, 새로운 생산 방법, 새로운 마케팅, 새로운 원재료를 개발해 기존의 독점 상태를 깨뜨리고 새로운 경쟁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을 혁신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이재명정부는 반도체 기업 등의 초과이익을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새로운 혁신 성장의 마중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시장 체제를 함께 구축해야 함은 물론이다. 혁신 성장을 통해 초과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지만 공정한 경쟁시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세무학회 부학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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