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HBM4 매출 10억달러 돌파, HBM4E 샘플 공급, 이재용 회장의 생산 현장 점검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HBM 시장 선점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SK하이닉스(000660)가 HBM 기술 선점을 ‘위협’하고 시가총액 역전을 이뤄내면서 삼성전자가 HBM4를 반격의 승부처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3일 충남 아산 HBM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지난 2023년 2월 이 회장(가운데)이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초 양산에 돌입한 6세대 HBM4 누적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8500억원)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출하 개시 후 약 4개월 만에 거둔 실적으로,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관련 매출이 100억달러(약 15조4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HBM4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HBM4E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차세대 제품인 7세대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기술 우위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직접 현장을 챙겼습니다. 이 회장은 전날 충남 아산 HBM 생산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천안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이 찾는 HBM이 최종 생산되는 곳으로, 이 회장이 천안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처음입니다. HBM 사업이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최고 경영진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HBM에 공을 들이는 것은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메모리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HBM2까지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HBM3와 HBM3E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며 고전했습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을 추월하면서 25년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왕좌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4 시장을 주도권 회복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차세대 시장인 HBM4의 승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데다,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와 첨단 패키징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만큼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춘 삼성전자의 반격이 가능하다는 관측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HBM4 경쟁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객사 대응 전략과 차세대 제품 개발 일정, 생산능력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뉴스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HBM4, 보이지 않는 기술에 형태를 만든다면’ 이라는 제목의 영상 한 장면. (이미지=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유튜브 채널 캡처)
최근에는 기술 경쟁을 넘어 브랜드 경쟁에도 선제적으로 나섰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뉴스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HBM4, 보이지 않는 기술에 형태를 만든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업로드된 지 10여일 만에 조회 수가 11만회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가장 예술적인 기술을 만나보자’라는 콘셉트로 금속공예 작가 이송준 씨와 협업해 만든 6분 분량의 영상으로, ‘더 블루프린트(The Blueprint)’ 시리즈 일환으로 제작됐다는 설명입니다. 일반 소비자에게 HBM4가 단순 반도체가 아닌, 차세대 AI를 상징하는 기술로 각인시키기 위해 홍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에 대해 HBM 시장 주도권 회복을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한 학계 관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 HBM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간 상태에서, 기업으로서는 HBM을 잘 해야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선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HBM4와 HBM4E를 통해 다시 선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차세대 HBM4E 샘플 공급까지 차질 없이 완료했다”며 “차세대 HBM 시장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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