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과세 정상화가 답은 아니다
2026-06-26 06:00:00 2026-06-26 06:00:00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고, 전셋값과 월세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6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와 전세가격 지수는 각각 0.1% 상승했다. 특히 경기 화성 동탄은 한 주 만에 2.22% 급등했다. 반도체 대기업과 관련된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따라 수지, 병점 등 경기 남부 지역이 크게 올랐다. 서울(0.27%)과 수도권(0.20%)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정부는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을 막기 위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우리나라의 보유세 부담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점을 언급했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부동산 과세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제 개편 논의는 이미 정책 궤도에 올라섰다.
 
문제는 지금 부동산 시장이 규제만으로 통제할 수 있을 만큼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면 정부 의도와 달리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다주택자뿐 아니라 장기 보유자들도 매도를 미루게 된다. 시장에 나와야 할 매물이 줄어들고 거래량은 감소한다. 거래가 줄어든 시장은 가격 안정이 아니라 경직으로 이어진다. 임대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보유 부담이 커지면 일부 임대인은 세금 증가분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결국, 세금 강화의 부담은 자산가뿐 아니라 무주택 서민에게도 일부 전가될 수 있다. 
 
정책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세제 강화 발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주택 가격은 오를 것으로 진단을 해버린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세제 카드를 꺼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간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보다 수요 억제에 무게를 둔 경우가 많았다. 대출 규제와 세금 인상, 거래 제한 정책이 반복됐다. 그러나 집값은 장기적으로 상승했고 전·월세 시장 불안도 해소되지 않았다. 수요를 누르는 정책은 일시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향후 몇 년간 수도권에서 주택 공급은 수요를 밑돌기 때문에 집값은 시장 원리에 의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은 이미 공급 절벽에 들어섰다. 올해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과거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이주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다. 새집은 부족한데 기존 주택은 철거되고, 전세 물건은 감소하는 구조다.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민간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정비사업 절차를 단축하며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위한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행정 규제 완화가 세제 정책보다 더 중요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시장의 과도한 기대심리도 진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제의 조정도 보유세와 양도세를 함께 높이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활성화하고 보유 부담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는 방향이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의 퇴로를 막는 세금이 아니라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거래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정책이다. 
 
강영관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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