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외치지만 '동상이몽'…정부·서울시 엇박자에 난항
2026-06-25 15:39:14 2026-06-25 15:52:23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집값 상승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한목소리로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공급 현장에서는 정책 엇박자와 주민 반발, 사업 지연이 이어지며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최근 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부지 활용 의지를 잇달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부동산 공급 문제와 관련해 공공이 보유한 부지 가운데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등포 공업지구 등 기존에 개발이 쉽지 않았던 지역까지 공급 확대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공공이 보유한 유휴부지와 가용 토지를 활용해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민간 주도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통한 정비사업 활성화를 공급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관련 조직을 정비하는 등 재건축·재개발 중심의 공급 정책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신규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서울의 현실을 고려할 때 노후 주거지 정비를 통한 도심 내 공급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판단입니다.
 
이 같은 시각차는 주요 개발사업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를 1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국제업무 기능과 기반시설 수용 능력 등을 고려할 때 8000가구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입니다. 태릉CC 개발사업 역시 문화유산 보존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엇박자가 되풀이되는 데는 구조적 배경이 자리합니다. 주택사업의 인허가권은 서울시가 쥐고 있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사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규제와 세제는 정부와 국회 권한에 묶여 있어 어느 한쪽의 의지만으로는 공급이 완성되기 어렵습니다.
 
정부와 서울시 간 시각차뿐 아니라 주민 반발도 공급 확대의 변수로 꼽힙니다. 정부가 강남권 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서리풀 공공주택지구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개발보다 마을 보존을 요구하며 존치 신청과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정부는 착공 시기를 앞당겨 2028년 착공, 2029년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협의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공공부지 활용과 민간 정비사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공부지 개발만으로는 공급 물량 확보에 한계가 있고, 재건축·재개발 역시 사업성 문제와 규제, 주민 갈등 등의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공공부지 개발에는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각종 규제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정부와 서울시의 협력도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부지 활용과 재건축·재개발은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라며 "공공은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민간은 도심 내 질적 공급 확대를 맡는 방식으로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는 공급 계획 발표에 비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정치적 이견보다 공급 확대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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