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물류기업 한진의 기업 간 거래(B2B)가 방재 리스크 탓에 실적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이 한진 물류창고에 맡겼던 철강 코일의 침수 피해 발생 이후 양사는 배상 책임을 다투는 중입니다. 앞서 포스코향 입찰 담합 제재에 이어 양측의 오랜 파트너십 관계가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포항 물류센터 내 수천 평 규모의 창고를 철강 코일 보관용으로 운영하며 수만 톤의 중량물을 관리해 왔습니다. 문제는 철강 제품, 특히 전기강판 코일이 침수 시 급격한 산화 과정을 거치며 상품성을 상실할 정도로 수분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한진의 포항 창고가 침수됐습니다. 여기에 보관 중이던 포스코 측 코일 수천 톤이 손상됐습니다. 이 사고로 코일 세척비와 타 공장으로의 운반비, 상품 가치 하락에 따른 할인판매 손실 등 41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포스코 측은 “창고 시설 노후화와 방재 조치 미흡 등 한진의 관리 부실”을 주장하며 배상을 요구하는 반면, 한진은 “전례 없는 집중호우로 인한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임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사건은 1심과 2심에서 포스코가 부분 승소한 뒤 최근 대법원까지 올랐습니다.
한진은 과거 포스코 철강재의 육상 운용용역 입찰 담합 적발 건에서 두 차례나 명단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어 2022년 7월, 포스코 항만하역용역 입찰 담합 행위도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9월 힌남노 침수 사고가 터지면서 양사의 골이 깊어진 형국입니다.
한진은 포스코 지분 일부를 장기 보유 목적(FVOCI)으로 쥐고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도 점점 삭막해졌습니다. 한진 등 몇몇 물류회사들이 입찰 담합을 실행했던 배경에는 포스코가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문턱을 높인 원인이 지목됐습니다.
B2B 물류의 리스크는 최근 B2C 택배 시장의 부진과 맞물려 물류업계 전반의 자금줄을 옥죄고 있습니다. 쿠팡 등 유통 기업들이 자체 물류망을 확대하면서 주요 물류 3사(한진,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이후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한진의 당기순이익은 해마다 감소해 2024년 적자전환(-2억원)했으며 2025년 소폭의 흑자전환(10억원) 후 올 1분기 다시 적자(-23억원)를 보였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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