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후관리…자금세탁 방지 관건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이동 시 추적 한계
FATF도 비수탁 지갑 위험 경고…온체인 모니터링·발행인 책임 강화 필요
2026-07-21 16:09:04 2026-07-21 16:20:47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발행 주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지연되는 가운데, 발행 이후 유통과 이전 단계의 관리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만큼, 발행 요건뿐 아니라 자금 흐름 추적과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수라는 분석입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등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발행 단계에 집중된 논의를 실제 유통과 해외 이전까지 넓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미지=챗GPT)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코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가상자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간이 발행하는 지급 수단"이라며 "발행 요건만 정할 것이 아니라 유통과 보관, 상환, 거래소·지갑 사업자의 역할과 해외 스테이블코인 유통 요건까지 같이 봐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실제 가상자산은 국내 거래소를 벗어날 경우 관리가 한층 복잡해지는데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발간한 '2026년 디지털자산 정책 자료집'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한 뒤 해외 거래소를 거쳐 개인지갑으로 이전하는 경로는 이미 형성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국내 단계에서는 실명 기반 계정과 사업자 규율이 적용되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넘어가면 국내 감독 기관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타 가상자산으로의 교환이나 여러 블록체인을 넘나드는 거래까지 더해질 경우 최종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드는 비용도 커집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동 과정에서 정보 관리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빗썸이 해외 거래소와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국외로 이전한 사실을 확인해 과징금 2억10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발행 이후 자금세탁방지 책임을 어디까지 부과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행 이후 소각까지의 과정에서 자금세탁에 악용되는지를 철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전자지갑을 통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지갑 관리와 자금의 유통 경로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송·수신인 정보를 확인하는 트래블룰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가상자산사업자 간 정보 전달을 중심으로 작동해, 자산이 해외 거래소나 비수탁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경우 추적에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황 교수는 "트래블룰은 일차적으로 받는 지갑이 본인 소유인지, 실명 확인이 된 지갑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그 이후 해외 거래소나 개인이 관리하는 지갑 등으로 이전되면 추적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1차적인 트래블룰도 중요하지만 이후 2차, 3차로 해외나 개인지갑으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도 이를 주요 위험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 3월 스테이블코인과 비수탁 지갑을 별도로 다룬 보고서를 통해 개인 간(P2P) 거래가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에 악용될 위험을 지적하고 위험 기반의 관리 강화를 권고했습니다.
 
이에 블록체인상 거래 흐름을 분석하는 '온체인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현재는 관련 솔루션이 발전하면서 자금과 코인의 흐름, 유통 과정을 상당 부분 들여다볼 수 있다"며 "발행 이후 해외지갑이나 개인지갑으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발행인의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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