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원 메리츠' 전략을 실현할 마지막 퍼즐로 메리츠캐피탈 수익성 개선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구축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진 메리츠캐피탈의 사업·조직을 오토금융 중심으로 재편해 그룹 전체의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47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 증가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각각 1조243억원, 51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반면 메리츠캐피탈은 PF 부실 여파로 수익성이 둔화했습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2021년 404억원에서 2023년 749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지난해에도 5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도 2022년 2544억원에서 2024년 1349억원, 지난해 1163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메리츠금융은 2023년 메리츠금융지주를 유일한 상장사로 두고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계열사 간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그룹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원 메리츠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메리츠캐피탈의 체질 개선은 단순한 계열사 실적 회복을 넘어 그룹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마지막 보완 과제로 꼽힙니다.
메리츠캐피탈은 올해 들어 오토금융 확대를 중심으로 사업·조직 재편에 나섰습니다. 지난 1월 KB캐피탈에서 자동차금융본부장·고객전략본부장·개인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한 김정현 전무를 영입하고 리테일영업총괄을 신설했습니다. 이후 KB캐피탈과 한국캐피탈 등 경쟁사 출신 경력직 20~30명을 추가 채용하며 오토금융 조직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외부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고 관련 실무진까지 확보하면서 기존 조직의 단순 인력 보강을 넘어 오토금융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한 조직 기반을 마련한 셈입니다.
이는 기존에 영위하던 오토금융 비중을 다시 확대해 PF 중심으로 기울었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캐피탈이 오토를 안 하다가 새롭게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해오던 분야"라며 "기업금융과 PF 쪽이 건설 경기 악화와 부실 여파로 어려워지면서 다시 오토 쪽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PF 부실 이후 캐피탈 업계 전반에서도 자동차금융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 자동차금융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업금융과 PF 비중을 늘렸던 캐피탈사들이 다시 리테일 자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입니다. 오토금융은 PF 대비 자산 분산 효과가 크고 회수 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대안 수익원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수익성 개선이 곧바로 따라올지는 변수입니다. 캐피탈사들이 일제히 오토금융으로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렌터카 시장에서는 계약 확보를 위한 단가 인하 등 출혈경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형을 빠르게 키우는 과정에서 금리 경쟁이 심화될 경우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메리츠캐피탈 승부처는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동반한 포트폴리오 전환입니다. 다른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다채롭게 사업 영역을 가져간다기보다는 계속하고 있던 사업에 대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재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동차금융 비중을 좀 더 늘려가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메리츠금융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