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미반도체(042700)가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새로 도입한 ‘한미 크레딧 제도(HCS)’의 규모가 한 분기 만에 45배가량 불어났습니다. 고객사의 장비 구매액 일부를 적립해 주는 제도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로 고객사의 후속 구매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한미반도체는 대규모 생산능력(캐파) 확충에 나서며 추가 수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한미반도체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장비 ‘와이드 TC 본더’. (사진=한미반도체)
27일 한미반도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고객충성제도 관련 계약부채는 42억7148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분기 약 9482만원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약 45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한미반도체가 올해 1월 도입한 HCS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고객사가 장비를 주문하면 주문액의 2%를 크레딧으로 적립하고, 고객은 이를 향후 장비 구매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크레딧의 유효기간은 발생 시점부터 5년입니다.
한미반도체는 고객에게 부여한 크레딧을 향후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로 보고 별도의 수행 의무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크레딧에 배분된 대가는 계약부채로 이연한 뒤 고객이 이를 사용하거나 소멸할 때 수익으로 인식합니다. 단순 판촉비용과는 다르게 처리되는 모습입니다.
HCS 도입 반년 만에 크레딧이 크게 불어난 것은, 한미반도체가 장비 공급 기반을 넓히는 과정에서 HCS가 상당히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 같은 고객 유인책으로 한미반도체는 고객사에게 후속 구매를 유도하고, 브랜드 경쟁력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특히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캐파를 늘리고 있어 TC 본더의 추가 판매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3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올랐습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 등 2분기 북미 고객사를 향한 TC본더 공급이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높이고 HBM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는 중입니다. 지난해 마이크론으로부터 ‘톱 서플라이어’로 선정된 한미반도체는, 올해 말 현지 법인 ‘한미 USA’를 설립하며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계획입니다.
이에 한미반도체는 캐파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 18일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에 8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총 1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공장은 내년 2분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차세대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생산을 위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7공장 건설도 진행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HBM 생산역량을 키우는 메모리 기업 외에도 OSAT(외주반도체조립테스트)·IDM(종합반도체기업) 등으로부터 첨단 패키징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크레딧 제도와 같은 고객 유인책은 고객사의 구매 부담을 낮춰 추가 주문을 유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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