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제국의 두 얼굴)④"가맹본사 '통제' 관점은 전근대적…'관리'로 전환해야"
"SPC 지속가능성, 점주 단체 협상에 달렸다"…김남근 의원, 전근대적 프랜차이즈 관행 일침
2026-09-01 16:48:16 2026-09-01 17:13:26
[뉴스토마토 이수정·차철우 기자] SPC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가맹점주와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지난달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점주들과 SPC 본사 간의 협상이 보다 활발해진다면 SPC그룹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변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창업주 일가의 일탈과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 애꿎은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국내 디저트 업계 1인자로 불리는 SPC를 향해 오너에게 충성하고 생산성만을 강조하는 전근대적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재로 노동자가 희생되는 것조차 회사 발전에 필요한 비용 정도로 여기는 문화가 잔재해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오너 중심의 기업이 스스로 변화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오너 리스크 발생 시 가맹점주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지자체가 감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본사가 수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를 다 담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조사·제재 행정력을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하는 것이 주요 정책 방향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차철우 기자)
 
SPC, 오너 충성 문화가 현 사태 불러와
 
-SPC 가맹사업에서 여러 병폐가 반복되는 원인을 분석한다면.
 
"오너에게 충성하고 오너가 하면 그대로 따르고, 오로지 생산성만 강조하는 문화, 산재로 노동자가 희생되는 것을 회사가 생산성을 높이고 발전해 나가는 데 필요한 비용 정도로 바라보는 문화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는 현대에 새롭게 등장한 산업 방식인데, 그에 맞는 운영 문화나 조직문화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갈등과 이슈가 많아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SPC도 6·25전쟁 이후부터 존재해 온 회사인 만큼 전근대적인 관행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오너 중심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산재 사고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져 결국 점주가 피해를 봅니다. SPC 기업 내부에서 혁신하려는 노력도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계속 봐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맹점주 단체들이 활성화되고, 점주 단체와 가맹본사 사이에서 거래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이 활발해지는 것이 SPC를 지속 가능한 회사로 변화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너 리스크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 거래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고, 시급한 법·제도 개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은 본사가 가맹점에 물건을 고가에 공급해 유통마진을 남기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에서 점주는 본사로부터 물건을 고가에 강매 당한다는 피해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고, 본사와 가맹점주 간 정상적인 관계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 산업을 만들려면 브랜드 사용료와 노하우 전수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전환하고, 원재료 등 물품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력만으로 모든 프랜차이즈 본사를 조사·제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도 조사 권한을 공유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만들어 본사와 거래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개선 방향입니다."
 
-하지만 제도와 현실의 간극은 존재하는데.
 
"현재 공정위에 가맹과가 따로 있고 대리점과, 대규모 유통 담당 부서, 하도급 담당 부서, 기술 탈취 담당 팀까지 만들어져 공정위의 불공정 문제를 다루는 부서가 많이 세분화됐습니다. 그만큼 행정력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앞으로는 현장 행정에 훨씬 가까운 지자체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분쟁조정을 지자체로 넘겨 프랜차이즈 관련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조사 권한을 일부 갖고 있습니다."
 
-지자체 조사 권한도 두자?
 
"프랜차이즈 본사가 많아 일일이 행정력이 개입해 조사하고 제재하는 방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구성하고 그 단체가 본사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개별 점주가 피해를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단체를 만들어 단체협상을 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결하고 있는 곳도 상당히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단체가 70여개 정도 만들어져 있고, 올해 12월31일부터 시행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런 단체가 거래조건에 관한 협상을 요구할 경우 가맹본사는 성실하게 교섭에 응할 의무가 생깁니다.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됐습니다. 거래조건에 관한 단체협의권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맞다고 봅니다."
 
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트 매장. (사진=차철우 기자)
 
-현행 법제도와 점주 단체만으로 본사에 대항이 가능하다고 봅니까.
 
"행정력 강화도 필요합니다. 공정위에 전부 맡기는 것은 어렵습니다. 조사, 제재 등 행정력을 지자체와 공유해야 합니다. 개별 점주는 본사 강요를 수용할 수밖에 없으니 점주 단체들이 모여 단체협상을 통해 거래조건을 개선해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큰 개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적발됐을 때 과징금이 굉장히 낮은 문제도 있기 때문에 과징금도 높여야 합니다."
 
-계약 당시 본사로부터 약속받은 매출이 실제와 다르다는 점주들의 토로가 높은데.
 
"과거부터 제기되어 온 문제입니다. 정보공개서 제도도 이를 예방코자 만들어졌지만, 이것만으로는 실제 예상 매출액이나 수익성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막상 가맹점을 시작해 보니 본사가 제시했던 예상 매출액보다 실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는 식의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한 프랜차이즈는 정보공개서 내용과는 다른 부분들을 주로 설명하면서 매출이 많다고 출점을 유도했는데, 막상 문을 열고 보니 매출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가맹점이 축소됐습니다."
 
-관련 제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인데, 제재가 강화돼야 할 필요는 없는지.
 
"브랜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정말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필수 물품을 지정하고, 과도하게 지정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차액가맹금'과 관련해 시중에서 파는 물건보다 본사가 비싸게 팔 경우 그 초과분을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나 로열티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브랜드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물건을 비싸게 팔아 유통마진, 즉 차액가맹금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도 차액가맹금이 무효라는 판결과 가맹 수수료의 하나라는 판결이 함께 나와 있어 입법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본사는 판촉을 많이 해 매출이 늘어나면 수익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가맹점은 판촉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떨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여전히 행사 비용을 나누지 않고 전부 점주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가맹사업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제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가맹 관련 법·제도는 가맹사업자보다는 가맹본부에 쏠려 있지 않나요?
 
"가맹산업 진흥과 거래 공정화라는 두 정책을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합니다. 새 가맹점이 늘어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적어도 갑질이나 불공정을 근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등장했다가 몇 년 뒤 가맹점이 다 망하고 본사도 문을 닫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식으로 본사를 진흥하는 정책보다는 한 번 진출하더라도 10년, 20년, 30년 지속적으로 갈 수 있는 곳들이 진출하고 그런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 있는지.
 
"프랜차이즈의 '통제' 개념을 '관리'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했습니다. 통제 개념은 가맹점 보호 영역을 좁히고,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데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공정거래 행정의 관점이나 철학 규정에도 적절치 않았습니다. 거래조건에 관한 단체협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리점법, 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법, 상생협력법, 중소기업협동조합법 등에도 이런 제도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 시행 이후 성과가 어떻게 됐는지 반드시 점검할 생각입니다. 협상이 얼마나 늘었고, 가맹점주 단체가 얼마나 늘었으며, 협상에서 다루는 안건도 3~4개에서 10~20개로 늘어나는지를 모두 살펴볼 겁니다. 공정위도 '법이 시행되는구나' 하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가 아니라, 해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관점에서 행정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반드시 점검하겠습니다."
 
-점주를 위한 따뜻한 제도에 정부 여당 나서야
 
가맹점 37만개 시대. 편의점, 치킨집, 카페 어디를 가든 익숙한 간판이 걸려 있고 그 간판 아래에는 대출과 퇴직금을 쏟아부은 점주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맹점을 열어 돈 좀 만졌다는 점주는 찾기 힘듭니다. 시중에서 몇천 원이면 사는 치즈를 본사를 통해 몇 배나 비싸게 사야 하고, 판촉비조차 점주에게 부담시키는 구조 탓입니다. 그때마다 정보공개서 제도가 만들어지고 가맹사업법이 개정됐지만, 현장의 체감은 더디기만 합니다. 법은 늘었지만 집행할 손은 부족하고, 개별 점주가 본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서입니다. 여전히 가맹본부 중심의 법·제도. 정부 여당이 나서 제도적 변화를 이뤄내지 않는 한 점주들의 서러운 눈물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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