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차, 미국서 생산하면 OK”…미 차업계와 엇박자
미국인 고용 조건으로 중국 업체 현지 생산에 문 열어
업계 중국차 영구 차단 요구…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주목
2026-09-12 16:23:47 2026-09-12 16:23:47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미국 내 견제가 거세지는 가운데, 자국 내 생산과 일자리 창출을 전제로 중국 업체의 진입 가능성을 열어둔 셈입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로 출국하기 위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AFP 연합뉴스)
 
1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와서 자동차를 만들 공장을 열고 싶다면 나는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 자동차 업체를 언급하며 “그들도 그렇게 해서 우리 국민을 고용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을 고용한다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들여오거나 멕시코를 우회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식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자동차 업체가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차량을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중국 기업이라도 미국에 직접 투자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미국 밖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입하는 것은 구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진출을 막아야 한다는 현지 자동차업계의 요구와는 온도 차가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회원사로 있는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최근 미 의회에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과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미 정부 내에서도 중국 자동차 기술에 대한 견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최근 포드가 중국 CATL의 배터리 기술을 라이선스해 미국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려는 계획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중국산 완성차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기술과 공급망에 대한 의존까지 줄여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 장벽도 여전히 높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커넥티드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대한 규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서 승용차를 생산·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 역시 구체적인 규제 완화나 정책 변경을 발표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두고 나왔습니다. 앞서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중 협상의 일환으로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 같은 관측을 부인하며 자신이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진입을 막아왔다고 반박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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