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찍고 예금금리 올리고…은행들 '자금 확보' 경쟁
하반기 발행 러시…생산적 금융 확대 차원
2026-09-22 11:36:07 2026-09-22 14:32:51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은행권의 자금조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은행채 발행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데다 최근에는 예금금리까지 잇달아 올리며 자금 확보에 나섰는데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기업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연말 자금 수요와 유동성 비율 관리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은행권의 은행채 누적 발행액은 204조2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6조4840억원보다 39.4% 증가했습니다. 은행채는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예금과 함께 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은행채 발행액은 올해 들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월 14조5800억원까지 줄었던 발행액은 4월 26조5500억원으로 늘었고, 6월에는 27조8200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에도 7월 25조2500억원, 8월 24조9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25조원 안팎의 발행이 이어졌습니다. 9월 발행액 역시 월말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채를 통한 조달비용이 커졌음에도 발행 규모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은행권의 자금 수요가 크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혁신기업·첨단산업 등에 공급할 자금 필요한 데다 기존 은행채의 차환 수요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추석 전 자금 수요와 분기말 유동성 관리 필요성까지 맞물렸다는 분석입니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들이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발행 증가는 기존 발행분의 차환 수요와 대출 재원 확보뿐 아니라, 단기성 예금 비중이 확대된 상황에서 조달 만기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자금조달 기반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들은 수신에서도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전날 'KB스타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습니다.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 정기예금에는 연 3.5%, 6개월 이상 1년 미만 만기에는 연 3.25% 금리가 적용됩니다. 지난 14일 최고 0.6%p 올린 데 이은 추가 인상입니다.
 
앞서 우리은행도 이달 18일 'WON플러스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4%에서 3.5%로 높였는데요.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다른 은행도 수신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은행채 발행과 예금금리 인상은 결국 은행의 자금조달 기반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입니다. 확보한 자금은 대출과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는데요. 주요 운용처로는 기업금융이 꼽힙니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내세워 혁신기업과 첨단산업 등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조달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기업여신을 확대하는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은행들이 자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과정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고 예금금리까지 높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달비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계·기업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예금과 은행채의 조달비용 및 만기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자금 수요와 유동성 관리 필요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은행권도 예수금 확보와 안정적인 조달 구조 관리에 보다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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