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명단 코앞…상장사들 '막판 밸류업' 채비
6차례 설명회에 500여개사 참석…기업 내부 검토 본격화
공표 후보 282곳 추정…우진아이엔에스 첫 개선계획 제출
2026-10-02 16:20:33 ㅣ 2026-10-02 16:20:33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명단 공개를 한 달 앞두고 상장사들이 밸류업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주주환원과 자본효율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지난달 말 첫 PBR 개선계획도 제출됐습니다. 공표 후보가 280곳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연휴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공시가 얼마나 확산할지가 관심입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거래소 양식에 따른 첫 PBR 개선계획이 제출됐습니다. 현재까지 정식 계획서를 낸 곳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우진아이엔에스(010400)가 유일합니다. 우진아이엔에스는 2025년 말 0.38배 수준인 PBR을 2030년 0.8배까지 높이고 배당성향을 20~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자기주식 매입·소각과 순이익률 개선, 유휴자산 활용 등도 실행 방안에 담았습니다.
 
아직 제출 사례는 한 곳에 그치고 있지만 거래소에는 PBR 개선계획과 관련한 상장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상장사 대표는 "형식적인 계획을 내기보다 실제 이행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배당이나 자사주 정책뿐 아니라 사업구조와 자본효율성까지 함께 봐야 해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9월11일부터 18일까지 여섯 차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찾아가는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설명회에는 500개사가 넘는 상장기업이 참석했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상장기업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았고 소그룹 라운드테이블 이후에도 담당자들이 늦게까지 남아 여러 질문을 했다"며 "현재 내부 보고와 구체적인 방안 수립을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래소는 지난달 14일부터 상장사가 과거 반기별 PBR과 저PBR 해당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첫 공표 전 저PBR 해당 가능성을 미리 가늠하고 개선계획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입니다.
 
저PBR 기업 공표 대상은 업종별 PBR 순위를 기준으로 최근 6개 기준일 동안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계속 포함된 기업 등입니다. 기준일까지 PBR 개선 방안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기간 공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최근 12개 기준일 동안 장기 저PBR 상태가 이어진 기업은 면제받을 수 없습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16일 기준 최근 6개 반기 저PBR 공표 후보는 코스피 125개사, 코스닥 157개사 등 총 282개사로 추정됐습니다. 이 가운데 개선계획을 내더라도 공표 면제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코스피 80개사, 코스닥 100개사 등 180개사입니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기업 공표 제도는 자본효율화와 주주환원을 목적으로 한다"며 "앞서 유사한 제도를 시행한 일본에서는 PBR 1배 미만 기업 수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제도 시행을 계기로 밸류업 참여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공시의 강제적 확산이 가능하다"며 "투자자와 소통이 제한된 다수의 기업들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제도 시행 이후 직접적인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업종이나 사업구조에 따라 단기간에 PBR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기업도 있습니다. 자산 규모가 크거나 자본집약적인 사업은 구조적으로 낮은 PBR이 형성될 수 있어 수치 변화만으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로 꼽힙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기업들의 대응과 시장의 평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상장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사진=한국거래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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