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일정 금액을 주기적으로 투자하는 가상자산 적립식 매수 서비스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매수 시점을 직접 판단하기보다 일정한 주기에 맞춰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국내 거래소의 관련 서비스 누적 투자액은 1조원에 육박했습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적립식 매수 서비스인 '모으기'를 운영하는 업비트·코인원·디지털엑스의 누적 투자액은 올해 8월 말 기준 9729억2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5438억5000만원 대비 78.9% 증가한 규모입니다. 아울러 이용자도 같은 기간 24만5311명에서 33만7119명으로 37.4% 증가했습니다.
모으기는 이용자가 매수할 가상자산과 금액, 주기 등을 미리 설정하면, 거래소가 이에 맞춰 자동으로 가상자산을 매입하는 서비스입니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가운데 빗썸과 고팍스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입니다. 실제로 업비트 데이터랩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거래 지원 중인 디지털 자산의 전체 시가총액은 2876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 3029조원보다 5.02% 감소했습니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로의 쏠림이 뚜렷했습니다. 업비트의 모으기 누적 투자액은 8월 말 8977억1000만원으로 전체의 92.3%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1.3% 증가했습니다. 이용자도 29만6675명으로 같은 기간 32.2% 늘었습니다.
코인원의 증가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코인원의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말 6억1000만원에서 8월 말 119억5000만원으로 1859% 급증했습니다. 이용자는 1만1067명에서 2만9462명으로 166.2% 늘었습니다. 또 디지털엑스의 누적 투자액은 632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1.3% 증가하고, 이용자도 1만982명으로 11.4% 늘었습니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 센터장은 "일정 금액을 정해진 주기에 따라 매수하는 방식은 투자자가 매수 시점을 일일이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며 "최근 관련 서비스 이용 증가에는 이러한 편의성과 함께,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투자 수요 발생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서는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DCA(Dollar Cost Averaging)' 방식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김 센터장은 "DCA는 투자자들의 비합리적 투자 결정 가능성을 줄여주는 데 강점이 있다"며 "잘못된 투자 결정 가능성은 변동성이 심한 자산일수록 높아지는 만큼, DCA의 장점은 주식보다 가상자산에서 더 뚜렷하게 부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 설치된 태블릿에 비트코인 가격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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